미국 FDA 품목허가 신청으로 수출 신장 기대
캐나다 현지 공장 통해 경쟁력 확보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출처=Getty Image Bank>

'일관성’, 이는 녹십자의 반세기간 행보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단어다.

1967년 제약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 부문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백신·혈액제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의 운영경험이 요구되는 분야다. 1960년대 국내 제약업계 연구개발(R&D) 실정을 감안한다면, 백신과 혈액제제에 집중하는 녹십자의 모습은 동종업계의 눈에 납득하기 어려운 기행이자 도전이었다.

하지만 집중과 투자의 결과일까. 녹십자는 1971년 국내 최초 혈액분획제제 생산에 성공하면서 국내 백신·혈액제제 부문 리딩 제약사로 성장한다. 또한 지난해에는 1조478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제약업계 매출 1조 트로이카’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녹십자가 이 같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데는 글로벌 백신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였다.

앞서 녹십자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독감 백신 개발에 성공한 후, 글로벌 백신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초기 수출 실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독감백신을 수출한 2010년, 독감백신 수출액은 550만달러(한화 약 62억원)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실적은 개선되기 시작한다. 지난해 독감백신 수출 규모는 4천800만달러(한화 약 544억원)로, 2010년 대비 9배 가량 성장했다.

올해 역시 출발이 좋다. 녹십자가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389억원 규모의 독감 백신을 수주한 것.

이는 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수출한 이래 최대 규모며, 다국적 제약사를 제치고 독감 백신 부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 독감백신이 다국적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반세기간 백신 부문에 집중했던 뚝심과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기술력 덕분”이라며 “또한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7~8%를 차지하는 국제기구 입찰을 통한 수출 전략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혈액분획제제에 대한 꾸준한 투자 역시 녹십자 성장에 상당부분 기여했다.

녹십자의 대표적인 혈액제제는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불린-에스엔(IVIG-SN)이다. 주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 등에 처방되는 의약품으로, 지난해의 경우 중남미나 중동 등의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IVIG-SN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성공적으로 임상 3상을 마친 후, 지난해 미국 FDA 측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기업이 미국에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녹십자는 이번 심사를 위해 5년여간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바 있다.

또한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한 만큼, 녹십자의 수출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의 규모는 220억달러(한화 약 25조5000억원) 수준에 달하며, 녹십자가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 역시 38억달러(한화 약 4조5000만원)규모다.

녹십자 측은 “글로벌 제약사로 올라서기 위해 북미 제약 시장은 가장 중요한 무대”라며 “녹십자가 오랜 기간 이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한 우리만의 노하우가 글로벌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가 지난해부터 건립 중인 캐나나 혈액분획제제 생산시설이 올해 준공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본사<사진 제공=녹십자>

아직까지 캐나다 내에서 면역글로불린과 알부민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 없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독점적 설비 구축에 따른 차별적 경쟁우위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공장은 늦어도 2019년에는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가게 되며, 북미 시장에 면역글로불린·알부민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Tag키워드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