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뚝심 리더십…빛난 R&D 투자

②유한양행, 독립운동 영광이어 국내 리딩 제약사로 우뚝

③일관성의 녹십자...글로벌시장 진출 본격화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 출처=Getty Image Bank>

미국서 유학생활을 하며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1926년 한국에 돌아온다. 당시 유 박사가 목격한 것은 동포들의 고된 삶이었다. 이에 그는 민족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유한양행’를 설립하게 된다.

초기 유한양행은 제약회사라고 하기에 부족한 모습이었다.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의약품뿐만 아니라 농기구, 위생용품, 원료 등을 함께 취급했기 때문.

하지만 “건강한 국민이 장차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나라도 되찾을 수 있다”는 설립 취지를 고수한 결과, 현재 유한양행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수기업이자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유한양행이 지난 2014년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어 2015년에도 전년대비 10%가량 증가한 1조1052억 상당의 매출을 기록한다.

‘환원’, ‘기부’, ‘복지’ 등으로 이름을 알린 유한양행이 1조 매출을 달성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원료의약품(API)’의 수출 증가가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API는 완제 의약품을 제조하는데 원료가 되는 성분으로, 유한양행이 해당 사업을 시작하게 된 시점은 1980년 7월 ‘유한화학공업 주식회사(現 유한화학)’를 설립하면서다. 이후 1999년 원료의약품 제조시설(GMP)를 구축했고, 2000년대에는 미국·유럽·호주·일본 등지에서 다양한 안전성 검증을 통과했다.

신약을 개발 후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신약에 포함된 API 역시 해당 국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유한양행은 해외 각국의 안전성 심사를 완료하면서, API 시장에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스스로 높인 것이다.

이 같은 유한양행의 노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API 수출액은 1873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해당 실적은 전체 매출의 16.5% 수준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API 생산 및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유한화학 안산공장에 이어 제 2공장인 화성공장을 지난 1월 완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올해 하반기 개발도상국으로까지 API 수출 국가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세계적으로 유한양행의 API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는 만큼, 2016년에는 API 수출 실적이 2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한양행이 글로벌제약사의 신약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역시 성장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1969년부터 최장 6년 임기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는 막연한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보다는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유한양행의 경영전략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판매에 초점이 맞춰졌다. 상품판매는 글로벌제약사로부터 완제품을 들여와, 이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한양행의 2014년 상품매출액은 6170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60% 수준이다. 2015년 역시 전체 매출의 62%인 7005억원 상당의 상품매출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신약을 도입하고, 판매하는 역량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다만 상품판매나 제네릭(복제약)은 판매를 한다고 해도 영업 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향후 발전을 위해서는 R&D 투자에 좀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영역으로의 확대 역시 유한양행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의약품 사업 이외에도 유한락스로 잘 알려진 생활용품 부문을 비롯 화장품, 동물약품,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015년 유한양행 생활건강사업부 매출액은 전년대비 9.8% 성장한 89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유한양행이 R&D 부문에 소극적이었던 모습을 벗고 파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기존 연구조직을 글로벌신약센터, 제품화센터, 임상개발실로 확대 개편한 것. 또한 지난해 하반기 800억원을 바이오벤처 부문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1000억원 상당을 R&D 투자 비용으로 책정했다.

유한양행 측은 “단기적으로는 2018년까지 혁신 신약 3개 이상을 해외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이전하는 것을 목표”라며 “그 동안 R&D 부문에 소홀했었지만,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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