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실질이용자수 정체·신규사업 잇단 철수·게임아이템 공탁금 회피의혹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출처=Getty Image Bank>

"메신저로서의 LINE은 앞으로 사람과 정보,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스마트 포털을 지양합니다"

지난 3월24일 열린 '라인(LINE)' 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이데자와 타케시 사장 겸 CEO(최고 경영자)는 다양한 서비스 연계를 통한 플랫폼화를 가속화 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랫폼 오픈화 전략 및 '라인페이 카드', '라인 모바일' 등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2000년 9월에 한게임재팬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2011년 메신저 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간편함을 무기로 빠르게 사용자를 늘려 현재 일본내 등록 이용자수는 6천800만명에 달해 일본내에서는 난공불락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라인은 총 1,200억엔(약1조2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모바일 시장 분석 전문 기관 '앱애니(AppAnnie)'에서 3년 연속으로 비게임 분야 글로벌 매출 1위 모바일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고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일본뿐 아니라 태국과 대만에서도 국민 메신저라 불리며 각 국가의 모바일 산업을 선두하고 있다.

네이버의 해외매출을 포함한 2015년도 매출액이 3조2,511억원인 걸 감안하면 일본에 거점을 둔 라인의 위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렇듯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덕에 2014년부터 꾸준히 상장설이 제기되어 왔지만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라인의 성장한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며 미국·일본 동시 상장 또한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라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라인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월실질이용자수(MAU) 지표가 정체를 겪고 있다. 라인은 3월 24일 사업전략발표회에서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등록이용자 숫자는 10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라인의 월실질이용자수는 지난해 4분기 말을 기준으로 2억1,500만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 2억1,240만 명보다 260만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라인은 지난해 2분기에 월실질이용자수 2억 명을 처음 돌파했다. 당시까지 월실질이용자수 증가속도를 봤을 때 라인이 지난해 말 안으로 3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라인의 월실질이용자수 증가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이른바 주력 4개시장 외에 나라에서 라인 이용자가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4개 나라를 제외한 라인의 월실질이용자는 지난해 1분기에 8,180만 명에서 3분기 말에는 7,030만 명으로 줄었다.

라인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라인은 지난해 1분기까지 실적이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한데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계속 냈다.

네이버는 라인에 각종 신규서비스를 추가하고 인력을 대거 충원하느라 비용부담이 커졌다며 라인의 적자기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라인의 사업을 살펴보면 신규사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 실적부진이 장기화할 공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라인은 신규사업을 속속 접고 있다. 2013년말 선보인 프리마켓 앱 'LINE 몰'은 5월말 문을 닫는다. 음식택배서비스 'LINE 와우'도 서비스 개시 1년 만인 작년 11월에 종료했다. 

2014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인수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믹스라디오’는 사업부진 끝에 결국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다. 애플이나 구글이 음악부문 참여로 경쟁이 격화되었기 때문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게임플랫폼사업 역시 흥행작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으면서 기대만큼 성과를 못 내고 있다.

라인은 이런 성장정체를 뚫어내기 위해 알뜰폰사업(MVNO)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부터 일본에서 매달 최저 이용요금 500엔인 알뜰폰서비스 라인 모바일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알뜰폰사업은 이온이나 라쿠텐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뛰어든 상태로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이 사업으로 라인의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발주자인 라인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할인과 같은 이벤트에 기대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망대여 알뜰폰사업은 파격적인 가격경쟁에서 얼마나 버티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며 "라인이 이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 이용자를 라인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 외에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라인의 스마트폰 게임 아이템을 둘러싼 공탁금 회피 의혹에 휘말려 간토(關東)재무국의 방문조사를 받는 등 법령준수(컴플라이언스) 문제도 부상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12년 출시된 라인의 인기 모바일 게임 ‘라인 팝(LINE POP)’에서 사용하는 ‘보물상자 열쇠’라는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이 자금결제법에서 규정한 공탁금이 필요한 선불식 결제수단에 해당되는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일본 자금결제법은 선불카드와 상품권 등 선불식 결제수단에 대해 기업 파산에서 사용자를 보호하고자 연 2회 기준일 시점에서 미사용 잔액이 1,000만 엔(약 1억510만원)인 경우 절반을 법무국 등에 공탁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인은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재무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기업 이미지의 악화로 라인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나 증시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을 계연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라인이 성장통이 길어질수록 증시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라인은 지난 3월 24일 도쿄에서 열린  '라인(LINE)' 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증시상장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상장계획이 당분간 없음을 내비쳤다.

모회사인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의 대들보 역할을 담당하며 승승장구하던 라인이 이같은 성장통을 이겨내고 다시한번 도약의 날개짓을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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