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5분에 이해되는 마이너스금리' 홍보용 책자 발간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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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타완화' 시장 반응 냉담…마이너스금리 회의론 대두

지난 25일 일본은행(BOJ)는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5분에 이해되는 마이너스금리' 라는 홍보용 책자를 발간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생소한 개념인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 페이지 짜리로 된 PDF버전인 이 책자는 18가지 이슈를 질의·응답(Q&A) 형식으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경기도 좋아지고 일본경제는 더욱 건강해집니다. (중략) 은행의 입장에서도 대출금리를 올려도 좋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이 정책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매우 강력합니다. 결국 '플러스' 효과가 명확해지고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오는 7월 예정된 총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집중적인 공세로 마이너스 금리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정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은행이 발 벗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구로타완화'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차갑기만 하다.

지금으로 3년전인 2013년 4월에 일본은행이 도입한 이(異)차원 완화책을 도입할 당시에도 일본은행 구로타 총재는 "본원 통화(일본은행 공급통화) 를 2배로 하면 2년안에 물가상승률을 2%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약 3년 3월 25일에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 3년이 경과한 지금 2%는 커녕 물가상승률은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으로 인해 자산가격을 부풀리는 효과는 있있을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는 얻지 못한 셈이다.

게다가 일본의 실질 GDP는 아베노믹스 이후 12분기 동안 5분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일본의 잠재 성장률은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경기 웟쳐 조사'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의견이 눈에 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금리가 낮아도 설비 투자 등의 실수요가 없으면 대출은 하지 않는다"

"마이너스 금리 등 장래의 불확실성이 고객들의 의식에 만연해 있어, 구매 욕구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렇듯, 개인과 기업들이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이미지와 구로타 총재의 의도는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반면, 구로타 총재의 '양적완화' 의존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2015년 6월 강연에 나선 구로타 총재는 "날 수 있는 지 의심하는 순간 영원히 날 수 없게 된다"며 금융정책을 피터팬 이야기에 비유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태도와 확신"이라고 밝혔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결정한 직후 연 지난 2월의 강연에서도 "일본은행은 추가 금융완화 탄약(ammunition)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중략)금융 완화 수단에 한계는 없다 (no limit to measures) 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적완화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구로타 총재의 과격한 양적완화에 대한 견해와 달리 IMF(국제 통화 기금)는 지난해 8월 "일본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라는 논문을 통해 "은행과 보험 회사 등의 담보 요구를 감안하면 현재의 국채 매입은 2017년이나 2018 년에 한계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채 잔액이 유한한 이상 양적 · 질적 완화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홍보 책자를 발간한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로 대변되는 양적완화 정책이 디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이는 기업들의 수익이 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그리고 그것은 임금이 오르지 않은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통화 완화 정책으로 지난 3년간 은행들의 매출이 크게 개선돼 기업들이 기본급을 인상하기 시작했다며 따라서 디플레이션을 극복한다면 임금은 매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은행은 또 이번 정책으로 상업은행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면서,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일본은행의 정책 효과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억제라는 미명하에 헬리콥터 머니(경제 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서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통화공급을 늘리는 행태를 빗대 한 말)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은행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일본인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지, 또한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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