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HMM / 디자인=김승종 기자
이미지=HMM / 디자인=김승종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매각 작업이 개시되며 인수전 참여 의사를 내비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이 공식화된 만큼 인수자의 부담도 늘어난 게 사실이다. 적극적인 인수 의사와 탄탄한 재무구조가 ‘새주인’이 될 핵심 요건이 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최근 HMM 매각 공고를 올리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매각 지분은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보통주 1억9900만주에 CB와 BW에서 전환될 2억주를 합쳐 총 3억9900만주가 됐다. 현금성 자산 규모가 14조원에 이르는 HMM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매각가는 5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HMM은 자산 총액은 올해 초 기준 25조9591억원이다. 인수가 완료된다면 재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언급한 만큼 인수전에서는 자본조달 능력이 핵심 관건이 될 예정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어떤 기업이 인수하든 해운업 특성상 자본금이나 경제 기업이 건실해야 해운 물류 변동성을 견딜 수 있다”며 “해상 운수에 대한 노하우가 있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능력이 있는 기업이 인수해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SM그룹·하림·동원 후보군 올라…시너지 효과 노린다

가장 먼저 직접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SM그룹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한 인터뷰에서 “4조5000억원 량의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며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다만 그는 “산은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SM그룹은 HMM을 인수해 현재 운영중인 SM상선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 노선 합리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SM그룹 관계자는 “인수가 성공한다면 SM상선의 선대 구성과 노선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현재 공식적인 지침은 알려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하림과 동원그룹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림그룹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림은 지난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한 바 있다. HMM 인수에 성공할 경우 팬오션과 시너지를 창출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원그룹은 해상부터 육상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할 수 있는 종합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현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동원로엑스를 통해 항만 사업과 육상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양사는 인수전 참여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CJ 등도 인수전 참여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 CB·BW 희석으로 인수자 부담↑… "SM그룹도 인수 참여 불확실"

CB와 BW의 희석 가능성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들도 나온다. 산은과 해진공이 CB와 BW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총 지분율이 40.7%에서 71.7%로 치솟아 인수자가 조달해야 할 자본이 커지기 때문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M그룹의 경우 CB와 BW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입찰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향후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매각 대상 주식의 수량은 최종 입찰 시점에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일말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가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CB도 남아 있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를 위해선 입찰 물량의 상당부분을 인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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