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포스코퓨처엠, 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이미지=포스코퓨처엠, 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에 이어 배터리 음극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다.

음극재는 전기차의 충전 속도와 관련된 배터리의 핵심 소재이지만, 원 광물인 흑연부터 완제품까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포스코퓨처엠이 흑연 수급처 다변화와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핵심적으로 낮출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1000만 달러(약 13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배터리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흑연은 배터리 4대 구성요소인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배터리의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향후 25년 간 총 75만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는 데, 모두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 음극재 생산에 쓰일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흑연 공급을 통해 상대적으로 양극재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던 음극재 밸류체인도 선제적으로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와 관련 있는 양극재 개발은 시장을 만족시킬만한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음극재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음극재 시장은 원료인 흑연부터 완제품까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음극재 생산 점유율은 86%다. 천연흑연의 경우 중국이 69.8%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6월 자동차산업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양극재의 원 광물인 니켈과 리튬의 중국 의존도는 약 65%, 59%인 반면 천연흑연의 경우 약 100%에 달했다.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서도 지난해 천연 흑연의 수입액 7195만달러 중 89.6%인 6445만달러가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탄자니아 흑연 수급만으로는 천연흑연의 중국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으로 음극재를 생산하기 위한 전투적인 투자도 단행했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월 경북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연간 생산량 1만톤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2단계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 2021년 12월엔 연산 8000톤 규모의 1단계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천연흑연은 원 광물을 채취하는 광산의 원산지가 존재하지만 인조흑연의 경우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침상코크스를 통해 제조해 원산지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이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광물 원산지 규정도 피해 갈 수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흑연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시도는 매우 고무적이다"며 "양극재에 가려졌을 뿐 음극재도 매우 중요한 배터리의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원 광물인 흑연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앞으로의 리스크 대응에도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음극재 제품화라는 과제가 남았다. 양극재는 제조 과정을 통해 원 광물의 특성이 거의 사라진다. 반면 음극재는 흑연 광물 자체의 특성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에서 수급한 흑연을 정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 교수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흑연에 비해 탄자니아 등에서 공급되는 흑연은 불순물 등 순도 측면에서 제품화를 하기 위한 품질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며 "광물의 특성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음극재 특성을 고려할 때 탄자니아산 흑연을 어떻게 제련할지가 관건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관해 포스코퓨처엠 측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계약을 체결한 탄자니아 흑연 광산은 매장량 기준 세계 2위의 대규모 광산으로 높은 품질의 흑연이 매장된 것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고순도 흑연을 통해 고품질 음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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