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의 무로마치 마사시(室町正志) 사장(사진)이 지난해 12월 7일 기자회견에서 경영실적이 부진한 컴퓨터 사업을 후지쯔 등과 통합하는 것에 대해 "선택 사항의 하나이다"라고 밝혀 협상을 추진 중인 것을 인정했다.<사진=HNK뉴스 화면 캡쳐>

경영재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알짜 자회사인 도시바메디컬<3월9일자 '도시바 회생의 현금 열쇠 도시바메디컬, 캐논 품으로' 기사 참조>매각에 이어 이번에는 냉장고나 세탁기 등 백색가전 사업을 중국의 가전업체인 메이더(美的)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니혼케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현재 막바지 협상이 진행중인 대만 폭스콘의 샤프 인수 건과 더불어 중국계 자본이 일본 대기업을 인수하는 주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양사는 일본 내 도시바 백색가전제품의 판매 방식이나 직원 고용 승계 등을 두고 막바지 협상 중이다. 매각액은 수백억엔(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시바는 의료기기 자회사인 '도시바메디컬시스템즈'의 매각을 위해 캐논과 최종협상에 돌입했고, 컴퓨터 사업 부문도 후지쯔, 바이오와 통합 교섭중에 있다. 일정 사업규모 이상인 백색가전 사업도 매각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Midea'라는 브랜드를 가진 메이더는 2014년 매출액 약 2조7000억엔에 달하는 전세계 가전분야 점유율 2위 업체로 에어컨과 세탁기에 특히 강하다. 메이더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백색 가전의 판로를 넓히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도시바의 백색 가전 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분야였으나 엔화 약세로 동남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둔 탓에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 도시바의 2014년 가전사업 매출은 220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초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은 관민펀드의 산업혁신기구 주도 하에 샤프와 통합하는 방안이 고려됐었으나 샤프가 홍하이를 선택하면서 도시바는 다시 중국이나 터키 업체들과 협의를 재개했다.

이 중 메이더의 경우 도시바와 가전제품 부문에서 기술 제휴를 한 경험이 있고 에어컨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한 상태라는 점에서 인수 적임자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가전사업은 내수 시장이 포화된 탓에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해외기업에 잇달아 매각되고 있다. 2012년에는 파나소닉이 백색가전 사업을 중국의 하이얼에 매각하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유럽등의 선진기술을 앞서 받아들인 일본이 견인하던 전자산업은 2000년대 들어서 한국기업이 TV나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끌었고, 리먼사태 이후 기업용 제품이나 서비스로 재도약을 꾀하는 일본과 달리 백색가전등의 사업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등 아시아 기업이 리드하는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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