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예상이 적중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3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더 타운 홀 2호점인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들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이마트24 '딜리셔스페스티벌', 스타벅스 특화매장을 찾은 후 한 달여 만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라며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뉴얼 개장 후 추이를 보니 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이마트'를 구현했다는 이마트 연수점은 이전 이마트와는 어떻게 다른 걸까. 정 부회장이 강조한 실험은 어떤 것일까.
<프레스맨>도 이날 정 부회장과 함께 이마트 연수점을 찾았다.
이마트는 지금까지 임대공간 대비 직영공간을 거의 2배 이상 확보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런데 이마트 연수점은 직영 매장을 30%로 줄였다. 나머지 70%는 임대 매장으로 채웠다.
처음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직영 매장을 줄이면서 방문고객이 줄어 매출에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 연수점은 더 타운홀로 리뉴얼 오픈한 지 한 달만에 방문객 수가 23% 늘어났고 전체 매출은 18%나 성장했다.
전보다 더 넓어진 임대 매장은 서울, 경인지역 등 핫플레이스와 공간 등으로 메웠다. 그 결과 방문 고객수가 대폭 늘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온라인이 중요해진다고 오프라인이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도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수점처럼 바꾼 것은 꼭 필요한 투자이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내는 어떤 모습일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매장을 가로지르는 미식 거리의 모습이었다. 익숙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성수동 핫플레이스에서 건너온 다양한 맛집이 즐비해 있다. 장을 보면서 핫한 음식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런 포인트는 매장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적용돼 있었다.
채소 코너는 스마트팜이 상추와 치커리, 바질 등을 전시한 매대로 깜짝 변신했다. 흙 한 줌 없이 수경재배로 키우는 이 공간은 스타트업 엔씽과 신세계그룹이 협업한 결과물이다.
수산 코너의 색다른 시도 역시 눈길을 끈다. 신선한 물고기와 막 뜬 연어회 등을 푸짐하게 쌓아 올린 ‘어시장’과 매대부터 깔끔하게 재단된 포장 매대가 눈에 띈다. 키오스크로 먹고 싶은 부위를 주문하면 전문 셰프가 썰어 건네주는 참치집도 이색적이다.
정육 코너 역시 쉬어갈 틈이 없다. 평소 익숙하게 즐겨왔던 포장육이 진열된 매대를 지나치다 보면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여행 버라이어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맛으로 꽤 힙했던 하몽 등의 염장육이 전시돼 있다.
로봇을 활용한 코너도 눈에 띄었다. 치킨과 핫윙 등 조리육을 판매하는 델리 코너에서는 평범하게 진열된 치킨 뒤에서 로봇 팔이 치킨을 튀기고 있었다. 로봇 바리스타는 봤지만 로봇 튀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 로봇도 만날 수 있었다. 스페셜 매대로 배치된 선케어 코너에 서 있는데 사진을 찍으려 하는 등 사람의 행동에 웃거나 의아해하는 표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기존의 상품 카테고리에 대한 재해석도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는 통상적인 HMRㆍ간편식 라인을 일반적인 레토르트로, 그 반대를 밀키트로 과감히 분리했다. 대신 밀키트를 고객의 특별한 일상영양식으로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이는 연수점에서만 시도 중이다.
주류 코너 맞은편에 위치한 또 다른 델리 코너는 화덕피자와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대체육과 비건빵(제로 베이커리)을 활용한 메뉴도 함께 고를 수 있는 점이 특이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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