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부터 9개월째 연 1.5% 유지

한은 "각 주요국 통화정책 지켜보자"

금융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국은행이 3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로 동결했다.

한은은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본관 회의실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14년 8월과 10월, 작년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내린 이후 9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각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조정에 나서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시작으로 15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이 줄줄이 예정돼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동결 후 추이를 보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달 한은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9조원으로 확대한 금융중개지원 대출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국내의 부진한 경제상황을 보다 명확히 판단하려면 앞으로 나올 1~2분기 경기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금리를 내릴 경우 빠른 속도로 급증해 어느덧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도 금리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이후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간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2분기에도 국내 경기의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각국이 대대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도입할 경우 한은이 '나홀로' 금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은 지난 2월 전년동기대비 12.2% 줄어 지난 2009년 2월(-18.5%)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의 감소세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이기도 하다.

또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1.4%, 설비투자는 6.0% 줄었다.

수출뿐 아니라 내수, 투자 등의 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에서도 2분기 추가 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 경제지표가 부진한 양상을 보인다면 한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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