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종업원지주회 내 제안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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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안이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지난해 8월에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이어 2연승한 것이다.

이번 임시주총의 최대의 관심사는 의결권의 31.1%를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의 행방이었으나 신 전 부회장의 파격적인 회유책<2월 19일자 '[롯데家 경영권분쟁] '캐스팅보트' 종업원지주회에 손내민 롯데 신동주' 기사 참조>에도 불구하고 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되었다"며,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경영활동의 발목을 잡는 행위를 즉각 중단한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과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받은 위임장을 최대한 활용해 신동빈 회장에 재반격을 가할 것으로 보여 롯데家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임시주총 패배에도 불구하고 "오는 6월 정기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 해임안건을 재상정하겠다"며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 지주회 이사장은 이날 임시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위임장에 의해 의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이번 종업원 지주회에 의한 의결권 행사는 회원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것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이사장, 이사들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은 물론 회원들의 제보를 통해서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에 의한 부당한 압력의 존재를 짐작했고,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했으나 이러한 사태가 발생해 심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해임안 부결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인 신 전 부회장이지만, 그는 이날 임시주총의 패배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종업원 지주회는 약 130명이 소속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이사회 5명. 그러나 전원이 현 경영진의 직속 부하입니다. 상사로부터 강한 압력이 있지 않았을까요. 현 종업원지주회의 이사장은 총회에 출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부결은 신 전 부회장이 어느정도 예상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총회가 결정된 것도 지주회가 흔들리기 전에 빨리 처리하고자 하는 신동빈 회장의 조급함 때문 아니었을까요. 신 전 부회장은 6월 예정인 정기주주총회까지 천천히 시간을 갖고 지주회를 설득할 것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미 그가 개설한 '롯데그룹 경영정상화(http://savelotte.com)' 사이트를 통해 롯데 홀딩스의 상장과 주식의 배분 계획, 그리고 1000억엔 규모의 사원복리후생기금 설립 등의 정보를 공개하면서 종업원지주회 설득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회유책 대로라면 당장이라도 25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돼 롯데홀딩스 직원의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과거 부녀가 경영권 분쟁 다툼을 벌였던 일본의 오오츠카 가구의 경우 종업원지주회의 자유투표를 통해 경영권이 갈렸지만, 패배한 아버지 편에 섰던 직원들은 모두 '숙청(?)' 당한 것처럼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 130명도 누구의 손을 잡든 반대측에 선 사원들은 더이상 롯데에서 일을 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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