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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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한달여 만에 또 다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다.

이번엔 가산금리를 낮춰 대출금리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대출금리를 인하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산금리가 높다고 언급하면서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또 다시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은행 수익을 줄여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서민 주거 금융 상품의 대출 금리를 0.05%포인트 인하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12월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까지, 1월에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각각 최대 1.05%포인트, 1.3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금리 인하를 단행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추가로 대출 금리를 내린 셈이다. 여기에 또 다시 가산금리를 낮춰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기업은행도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서민 대출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방향에 따라 일부 대출상품의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현재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또 다시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현재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시장 모니터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여러 방향을 두고 검토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도 “아직 내부에서 확정된 구체적인 대출 인하 계획은 없다”면서도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연체이자를 면제하거나 우대금리를 통해 실질적 대출금리를 낮추는 은행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터 가산금리 대신 우대금리 조건을 최대한 완화하는 방식으로 신잔액 COFIX 기준 6개월 변동금리에 0.45%포인트, 5년 변동금리에 0.20%포인트씩 낮추며 사실상 주택담보대출 등 서민주거 금융상품의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그 결과 신잔액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는 연 5.46~6.26%로, 5년 변동금리는연 5.09~6.09%로 낮아졌다.

NH농협은행은 내달 2일부터 올해말까지 농민,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종래 3%포인트였던 연체이자 가산금리를 전액 감면키로 했다. 연체 기간이 최대 90일 미만인 연체차주인 농민,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한해 적용된다. 앞서 NH농협은행이 지난해 12월에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1.1%포인트 인하하고 올해 1월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는 배경은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대출금리의 원가가 되는 코픽스 금리라든가 자금 조달 금리가 안정된다"며 "가산금리를 낮출 경우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거나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은행을 상대로 금리를 낮추라는 뜻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취임 직후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 헌법과 법률, 그에 따른 은행법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은행의 공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은행과 금융회사는 단순한 민간기업이 아닌 공공기관 이상의 주요한 기관이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리는 민간시장이 주도하는데 최근들어선 정부가 강력하게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수익이 줄더라도 금융당국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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