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화폐' 인정

<디자인=김승종 기자 ⓒ프레스맨>

일본 정부가 '비트코인' 등 인터넷 상에서 결제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가상통화를 사실상 정식화폐로 인정하면서 일본이 핀테크 화폐개혁에 한발 앞장서서 나가는 모습이다.

일본 금융청은 4일 가상통화가 '화폐기능'을 가진다고 인정, 공적인 결제수단에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번 규제안은 가상통화 거래소에 공인 회계사의 외부 감사를 실시하고, 최저 자본금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고객과 자기 자본을 나누는 '분별관리산' 원칙도 도입한다.

일본에는 7개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청이 현장 조사에 들어가고, 업무 개선 명령 등의 행정 처분도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통화 규제안을 완성할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는 600여종의 가상통화 중 대표적인 것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신원미상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비트코인'으로 인터넷상에서 발행 기관의 통제 없이 P2P(다자간 파일공유)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거래된다. 

기존 은행보다 해외송금 수수료 등이 훨씬 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가상통화 가운데 90%를 차지하면서 전 세계의 이용자가 12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4년에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곡스'가 파산하고 CEO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해 이용에 거부감이 많았으나 이번 규제안 도입으로 인해 가상통화 보급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 주식시장은 이미 비트코인 관련 수혜주를 찾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도쿄 증시 1부에 상장된 머니 파트너스 그룹은 지난해 7월 비트코인 거래소 'Kraken' 을 운영하는 미국의 페이워드와 업무제휴를 통해 올 1월 18일부터 비트코인 참고환율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못피', '모바톡' 등 포인트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 '세레스'는 쇼핑 등을 통해 적립한 포인트를 비트코인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레스 이외에도 리얼 월드(마더스社), GMO미디어 등이 있다.

BtoC 전자상거래 업체의 결제 대행 서비스 기업 GMO페이먼트 게이트웨이(도쿄 증시 1부)도 주목받고 있다. 

연금 기구, 도쿄 도 등의 공적 기관외에 인터넷 쇼핑몰 등 6만여 업체에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회사는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도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비트코인 거래소인 bitFlyer와 제휴해 코인의 구입과 판매는 물론 클라우드 펀딩과 코인 정보 미디어, 결제 bitWire 등 일본 유일의 비트코인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은행인증을 통해 계정을 개설하면 회사가 제공하는 실시간 비트코인 환율을 기준으로 상품 구입 등이 가능하며 저장된 비트코인은 보안 강도가 매우 높은 베리사인의 차세대 암호로 보호되고, 송금 등은 bitWire를 경유해 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결제 관련 서비스 선두기업인 GMO페이먼트 게이트웨이가 주목받는 이유다.

비트코인의 사용이 확대되면 은행의 독점적 지위도 무너질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은행이 독점해 결제를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신흥국에서 빈곤층은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많고, 은행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다. 비트코인은 인터넷 환경만 갖추어져 있다면 송금이 가능하고 그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 이주나 여행 등의 목적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들에게 송금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은 필수품과 같은 존재다.

이번 규제안으로 결제는 모두 은행을 통해야 한다는 금융상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가상통화를 정식화폐로 인정하는 이번 규제안의 입안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의 은행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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