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야마 대학 육상부 기적의 비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도쿄올림픽은 봄을 알리는 신호등이다. 중계방송을 보고 있으면 도쿄명소를 2시간여 만에 모두 볼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다.

지난 일요일 중계방송은 “6시간 26분”만에 골인한 아오야마 대학 육상감독의 부인이 사력을 다해 결승점에 도착하는 장면이 보는 이들을 감동 시켰다.

그녀의 마라톤 참가 사연은 이렇다.

“하코네 역전 마라톤”은 매년 1월 2일부터 3일까지 1박2일로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데 관동 학생 육상 경기 연맹과 요미우리 신문에서 주최하고 관동지역 20개 대학 선수들 10명이 구간별로 뛰는 계주마라톤 방식이다. 구간은 도쿄 요미우리 신문 본사 앞을 출발해 하코네까지 왕복 217.1km.

이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하코네 부근의 표고 864m의 산을 넘는 것으로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해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구간에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창설 96년 만에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우승한 "아오야마 대학" 육상부는 지난주 일요일 개최된 제10회 도쿄마라톤에서도 일본인 2, 3 위, 전체 10, 11 위 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코네 역전 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오야마대학 육상선수들/ 사진=아오야마육상부 응원단 홈페이지

우승의 배경에는 육상부 하라감독과 그의 아내가 있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아오야마학원 육상감독으로 취임했지만 처음에는 실적이 없었다. 팀 규율조차 없던 육상부에서 감독은 샐러리맨 시대의 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자립'에 중시했다. 주, 월, 년 단위로 목표를 설정해서 스스로 결과를 파악하고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할 수 있으며 고정관념을 깨고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라”고 주문했다. 지금까지의 관습에서 벗어나 좋다고 생각한 것은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학생을 믿고 각자의 '자주성’ 과 ‘창의력’을 이끌어 냈다.

항상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라며 중얼거리자 부원들도 무의식적으로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훈련이 힘들기 때문에 “재미”와 “동기유발”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입버릇이었다.

아오야마대학 육상부 하라 스스무 감독과 부인 하라 미호씨/ 사진=아오야마대학 육상부 홈페이지

감독의 화려한 결과 뒤에는 부인 하라 미호씨가 있었다.

2004년 4 월 감독 취임과 동시에 기숙사의 안살림을 맡으면서 식사 준비와 선수의 건강 및 고민 상담 상대로 "선수들의 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기숙사에 거주 해 12 년째 되는 미호 부인은 아침 6시에 기상. 6시 30 분부터 선수들의 식사를 준비한다. "감독이 아버지라면, 나는 엄마"라며 학생들을 위해 1 년 365 일, 휴일도 없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식사 준비를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다 보면 각자의 성격이나 개성을 파악하고 아침 인사 등 사소한 행동에서 선수의 심리 상태가 보인다고 한다. "기숙사는 집이나 마친 가지로 본성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선수에게 뭔가 이상이 있음을 감지할 때는 즉시 남편 하라 감독에게 참고사항으로 알려준다.

합숙훈련중인 아오야마대학 육상선수들이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아오야마대학 육상부 홈페이지

10여 년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는 미호씨는 장거리 육상선수들의 고충을 본인이 직접 체험하기 위해 이번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들과 같은 조건으로 장거리를 뛰어본다면 대화의 공감대도 생기며 더 가까이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다. 난생 처음 참가한 마라톤을 6시간 26분만에 완주한 미호부인을 위해 남편인 하라감독과 육상부 선수들은 골인지점에서 힘차게 응원하며 그녀가 골인하자 헹가래치며 생애 첫 마라톤 완주를 축하해 줬다.

아오야마 대학 육상부의 기적은 혹독한 훈련이나 특별한 기술보다는 “사랑”과 “믿음”그리고 즐겁게 운동하자는 하라씨 부부와 이를 믿고 따른 젊은 학생들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도쿄=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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