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의 샤프 인수 진정성에 의혹 증폭

<디자인=김승종 기자 ⓒ프레스맨>

일본 전자 대기업 샤프의 미래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만의 혼하이정밀공업(이하 폭스콘)이 3천500억엔(약3조8천억원)규모의 우발채무를 이유로 샤프의 인수계약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내에서는 폭스콘의 샤프 인수 의사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두고 의혹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니혼케이자이 신문등은 혼하이그룹이 샤프로부터 약 100개 항목에 이르는 총액 3천500억 엔(약 3조8천억원) 규모의 우발채무 목록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우발채무는 소송이나 계약, 회계 변경 등으로 향후 상환 의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채무를 말한다.

폭스콘은 샤프에 새로운 재무정보와 관련해 논의하자고 요구했지만 샤프가 예정대로 이사회를 열어 폭스콘의 인수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이미 4년전에 샤프에 9.9%를 출자하기로 합의했다 무산된 경험이 있고 개인 자금을 출연해 사카이에 있는 샤프 LCD 패널 공장에 출자까지 했던 폭스콘의 곽태명(쿼타이밍)회장이 최종합의를 하기 직전에야 우발채무에 대해 파악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곽회장은 폭스콘을 대만기업이면서도 중국대륙에서 iPhone등 애플 최대의 하청 업체로 성장시킨 놀라운 수완을 가진 입지전적인 인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발채무에 따른 인수 지연 외에도 7조원이 넘는 인수가격 대비 샤프의 액정사업부문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폭스콘의 인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하는 부분이다.

폭스콘은 샤프 인수를 통해 애플 아이폰 디스플레이의 독보적 공급자로서 위치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지만 샤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업계 트렌드에 뒤쳐져 있다<2월 26일자 '폭스콘 택한 샤프, '액정'시대 선두 약발 '유기발광다이오드' 시대에도 먹힐까' 기사 참조>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중소형 디스플레이 업계 트렌드는 액정 패널에서 별도의 광원 장치가 필요없는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인 '아몰레드'(AMOLED: Active Matrix Organic Light Emitting Diodes)로 이행되고 있는데 한국의 삼성이 아몰레드 분야에서 압도적 1위이며, 그 뒤를 LG가 쫓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 투자는 물론 개발 투자에서도 샤프는 완전히 뒤쳐진 상태인 점을 감안할때 폭스콘의 샤프 인수는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우발 채무 문제가 표현화 된 다음 날인 2월 26일 밤 곽 회장과 샤프의 타카하시 고조 사장은 중국에서 만나 타개책을 논의했다. 결국, 샤프와 홍해는 협상 시한을 1~2주일 연기하는데 합의했다.

폭스콘의 진의는 현 단계에서 알 수 없다. 협상 시한까지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 조건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샤프의 재건 문제, 과연 어떤 결말을 맞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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