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마케팅의 힘!

2020년 도쿄올림픽 사이클 트랙경기는 도쿄가 아닌 시즈오카현의 작은 마을 산속에서 개최된다.

경비절감의 이유로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도쿄도의 방안으로 현재 국제기준 시설을 갖춘 곳은 시즈오카현 이즈시의 “이즈벨로드롬”뿐이다.

이즈벨로드롬 내부로 시베리아송을 사용한 국제기준 사양의 상설 옥내 뱅크를 갖췄다. 시즈오카=김정욱특파원

도쿄에서 약 130Km 떨어진 시즈오카현은 후지산으로 유명하며 신칸선을 이용할 경우 도쿄에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경기장이 위치한곳은 시내 중심에서 버스로 약 30분 소요된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난 국도는 1차선의 비좁은 산길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졌다. 하지만 산속 구릉에 도착한 현장은 매우 넓은 부지로 시야가 확 트이며 후지산의 웅장함도 한눈에 들어왔다.

사이클 스포츠센터의 이즈벨로드롬 외관. 시즈오카=김정욱 특파원

올림픽 유치로 벨로드롬까지의 접근성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전망이며 주변 도시자체도 대대적인 정비를 할 예정이다.

시즈오카현과 자전거 인연은 약150년 전에 시작된다. 마지막 쇼군(장군) 도쿠가와 요시노부는 대정봉환(1867년 에도 막부가 천황에게 통치권을 다시 돌려준 사건) 으로 에도(도쿄)를 떠나 시즈오카로 옮겼다. 정치에서 멀어진 요시노부는 사진, 사냥, 바둑 등 취미생활로 세월을 보냈으며 자전거도 그 가운데 하나로 현에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구해 시내를 돌아다녔다.

이 같은 역사적 스토리를 배경으로 현은 “세계적 수준의 자전거 도시”를 지향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비교적 비탈이 적고 바람이 약한 시즈오카시는 일찍이 대중서민의 자전거 이용이 활발했다.

일본의 사이클 애호가는 전국적으로 1200만~130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주로 수도권 40~50대로 생활면에서 여유가 있는 계층이다. 후지산과 이즈반도 등은 도쿄에서 가깝고 숙박시설과 음식 등 관광자원도 풍부해 자전거 대여 인프라와 외국인 유치 등 “자전거 메카”로 방향을 잡았다.

이즈미반도의 자전거 이용자 휴계소에서 바라본 후지산 모습. 간단한 시가사와 자전거 정비도 할수 있다. 사진=시즈오카현 제공

특히 현내 이즈노쿠니시는 46Km의 [카노가와 사이클]를 만들어 자전거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도와 안내표지, 그리고 휴게시설 등을 갖췄다. 주요 장소에 “사이클스테이션”을 설치해 1일 500엔으로 무제한 승차할 수 있는 자전거를 대여해주며 매년 9월에는 “라이드&라이드”라는 사이클 이벤트를 개최해 1천여 싸이클 애호가가 참가한다.

올림픽경기가 개최될 “이즈벨로드롬”은 시베리아 소나무를 사용한 국제기준 사양의 상설옥내 뱅크를 갖췄으며 지하1층-지상3층으로 이뤄졌다. 트랙길이는 250m, 폭은 7.5m, 최대경사각 45도. 또한 부지 내에는 경기장 뿐 아니라 나무로 만든 정글짐, 수상자전거, 싸이클코스터, 유수풀장과 야외에서 즐기는 MTB코스, BMX코스 및 캠핑장 및 바베큐장도 갖춰 평소에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이클 스포츠센터에 설치된 목재 정글짐으로 후지산 형상을 하고 있다. 사진=사이클스포츠센터 홈페이지

스토리 마케팅을 이용한 지자체의 “자전거 도시”만들기는 상대적으로 부지가 저렴한 산속에 “사이클 스포츠센터”를 건립해 시민들이 자전거 이용한 종합 스포츠 및 휴식은 물론 “자전거 관광 도시”라는 뚜렷한 전략을 만들고 이는 작은 마을에서 올림픽 경기를 유치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현은 중앙정부와 협의해 2019년까지 도로정비에만 350억을 투입할 예정이다. 

관내 고교 사이클트랙 선수들이 벨로드롬에서 연습 하고 있다. 시즈오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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