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사업 삼성·LG등 선두…후발 샤프 승부 어려워"

<배경사진 출처=일본 NHK뉴스 화면 캡쳐>

"수혈자금 OLED 사업 재투자 재무 악화 불러올 것"

1912년 창업해 104년 전통을 가진 일본 전자 대기업 샤프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액정사업부문을 매각하겠다고 밝힌지 4개월, 샤프가 25일 임시 이사회에서 대만 혼하이 정밀공업의 지원안을 수용키로 함에 따라 샤프는 결국 외국 전자기기업체로 넘어가게 됐다.

다만 이 같은 발표 직후 혼하이 측이 “샤프 측으로부터 받은 문서 중 확실히 할 것이 있다”며 “인수 계약을 잠시 보류한다”고 밝혀 혼하이에 의한 샤프 인수는 다소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원래 발표대로 혼하이가 샤프 인수를 결정할 경우 일본의 대형 전자기기업체가 외국기업에 매각되는 첫 사례로 기록되는 오명을 안게 됨과 동시에 전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새로운 지각 변동을 예고하게 된다.

25일 샤프는 대만 혼하이 정밀 공업에 대한 제3자 배정 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혼하이 그룹은 샤프 발행 주식의 60%를 소유하게 돼 샤프는 사실상 대만 혼하이 정밀공업의 자회사가 된다.

향후 샤프 이사의 13명 중 9명 혹은 3분의 2 이상이 혼하이 지명으로 선임될 전망이고 경영진도 혼하이 측 인사들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혼하이 출자총액은 총 4890억엔, 그 외에도 혼하이는 미즈호 은행과 미쓰비시 도쿄 UFJ은행이 보유한 총액 2000억엔 규모의 우선주 중 절반을 1000억엔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신생 샤프가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은 샤프 영광과 쇠락의 상징인 액정사업부문에 투입될 예정이다. 우선 2000억엔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 투자에 1000억엔은 중형 액정(LCD)의 고화질화·합리화 투자에 각각 충당한다.

현재 iPhone(美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 폰의 디스플레이에는 주로 액정이 탑재되고 있지만 1~2년 안에 디스플레이 수요는 액정 중심에서 OLED로 재편될 전망이다.

산하에 액정업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력 문제로 애플등에 액정을 납품한 실적이 없는 혼하이의 샤프 인수는 애플 제품 위주의 후공정 조립 사업구조를 다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조립 중심의 혼하이 제조업 기반과 샤프의 브랜드 및 기술력으로 사업영역 확대와 고객기반 다변화를 동시에 시도할 수 있는 기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5일 샤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까지 스마트 폰용 디스플레이 5.5인치를 연간 9000만장 생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 아이폰 플러스를 염두해 둔 것으로 애플 아이폰의 연간 판매대수가 약 2억대인 점을 감안할 때 약 50%에 조금 못미치는 엄청난 숫자다.

이같이 샤프의 기술력과 혼하이의 양산능력 및 자금력은 디스플레이 업계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같은 샤프의 OLED에 의한 부활 비전이 장밋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OLED 분야에서는 삼성 전자와 LG전자가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샤프가 조달한 5000억엔 미만인 수혈자금 중 2000억엔을 OLED분야에 투자하면 다시 제무제표가 매우 취약한 회사로 전락하게 된다."며 "지금 부채만 7000억엔 규모로 자기자본 비율 8.6%에 불과한 (2015년 12월 말) 샤프가 OLED에 과잉 투자하게 되면 어려운 재무 상황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액정 시대의 샤프는 선두 주자로서 지적재산 전략이 유효했지만, 후발주자의 OLED는 그렇지 못하다."며 "이런 상황에서의 승부는 지금보다 더 위험한 회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샤프측의 우발채무로 인해 29일 협상 시한까지 인수가 성사될지 이 시점에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샤프가 혼하이 산하에 들어갔다고 해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고난의 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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