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합성=김승종 기자>

최근 SNS,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 대선주조 직원들이 ‘C1 소주를 지켜달라’며 삼보일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대선주조는 86년 전통을 지닌 부산 유일의 소주 제조사다.

대선주조는 돌려따는 병뚜껑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아스파라긴 성분을 최초로 소주에 첨가했다. 이를 통해 대선주조는 업계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또한 대선주조는 C1소주를 내세워 부산 소주 시장 점유율을 한때 98%까지 끌어올리면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기도 했다.

기자가 학창 시절 부산 소재의 식당에서 C1소주가 아닌 참이슬을 주문했다가 식당 사장님의 따가운 눈초리 받았던 경험을 비춰볼 때, 당시 부산에서 '소주하면 C1이다'라는 말이 통했던 시절이 존재했다.

이같이 부산 소주 시장을 지배하던 대선주조의 임직원들이 삼보일배를 하게 될 정도로 몰락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푸르밀(당시 롯데우유)이 경영난에 빠진 대선주조를 인수한 것이 몰락의 시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4년 6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대선주조를 64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은 부산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

하지만 2007년 신 회장은 돌연 대선주조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3600억원이라는 가격에 매각한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의 ‘먹튀 논란’이 불거졌으며, 대선주조가 외국계 회사에 인수되면서 부산시에서는 C1소주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C1소주가 보유했던 ‘향토 소주’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이후 2011년 부산 향토기업인 BN그룹이 대선주조를 인수해 다시 향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지만, 한번 손상된 브랜드 이미지를 복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영남권 소주 제조사인 무학이 여기에 대한 반사이익을 차지하게 되면서, C1소주는 부산 소주 시장에서 점차 도태되었다.

현재 대선주조가 보유한 2개의 생산라인 중 1개는 가동을 멈췄으며, 공장 가동률은 40%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대선주조 조우현 대표이사는 삼보일배를 마친 후 “부산시민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부끄럽지만 염치를 무릅쓰고 삼보일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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