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한화 / 디자인편집=김승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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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그룹 핵심 사업인 방산 부문을 김 부회장 밑으로 통합하고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힘이 더 실렸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엔 김동관 부회장 체제의 임원 인사도 마무리했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서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까지 겸하게 된 김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어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지 이목이 쏠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등 주요 계열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김혜연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프로, 정눈실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프로 등 여성 임원들을 발탁했다. 특히 김 프로는 한화솔루션 창사 이후 첫 1980년대 여성 임원이다. 한화에너지에서도 홍승희 스페인 법인장을 최초 여성임원으로 발탁했다.

포지션 중심의 임원인사체계도 새롭게 도입했다. 기존엔 상무, 전무 등 직급으로 불렸던 임원 호칭이 담당, 본부장처럼 수행하는 직책으로 바뀌었다.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한화솔루션에서 직원 간 호칭을 '프로'로 통합한 바 있다. 이번 임원인사체계 변경은 한화솔루션 내 수평적 문화를 그룹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이번 임원 인사가 특별한 것은 그 중심에 김동관 부회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그가 부회장으로 오른 이후 첫 임원인사로 재계는 한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화는 그동안 김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전략을 펼쳐왔다. 먼저 그룹의 핵심 사업인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통합했다.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의 방산 부문과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했다. 지난 2020년 1월엔 한화케미칼이 태양광, 소재 사업을 맡은 자회사 한화규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한화솔루션으로 변경했다. 방산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 사업은 한화솔루션을 주축으로 전개되는 구조다.

김동관 부회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겸임하게 돼 3사의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사업과 방산 산업 모두 김동관 부회장이 전진배치되며 주력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방산 부문의 통합으로 방산 제품 하나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풀패키지로 관리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등이 가진 역량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결정된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김 부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강화하는 데 더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 방식으로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조건부 투자 합의를 맺어 우선협상자 지위를 얻었고 최종 투자자 선정 후 본계약 체결은 다음달 말로 예상된다.

인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6개 계열사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원 중 1조원을 투입해 24.7%의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산업은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부문과 결합하면 명실상부 육해공 종합 방산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한화솔루션이 담당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발전 사업도 대우조선해양이 가진 LNG운반선 건조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인수 계약 체결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가진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 조건을 살펴보면 한화그룹이 안보와 에너지 관점에서 관련 계열사들의 자금력을 총동원하는 상황"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계약이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로 실적을 연결 반영하는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화그룹은 방산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그룹"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잠수함과 군함 등에 대한 장점까지 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번 구조 개편과 인수를 통해 김 부회장 밑으로 일관된 방산 산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한화그룹이 방산과 에너지 사업에 특화된 그룹인 만큼 자연스럽게 김 부회장의 입지는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추후 승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승계 '키 포인트'는 ㈜한화 지분… 김승연 회장 지분 증여 작업 이뤄질까

지난 7월 구조 개편을 통해 한화솔루션은 백화점 사업을 전개하는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했다. 이를 통해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의 자회사가 됐다. 한화솔루션의 첨단소재 부문의 자동차 경량 소재와 태양광 모듈 시트 소재 사업은 물적분할해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가 됐다.

㈜한화는 방산 부문을 떼어낸 대신 한화건설을 합병했다. 한화건설 자회사였던 한화생명은 자연스럽게 ㈜한화의 자회사가 됐다.

이 과정을 통해 ㈜한화 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각 자회사의 ㈜한화 지분은 33.95%, 36.35%, 43.42%, 36.35%, 49.8%다. 승계를 위해선 명실상부 지주사가 된 ㈜한화의 지분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22.65%를 보유한 김승연 회장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4.44%를 보유하고 있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각각 1.67%씩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을 맡고, 김동원 부사장은 금융 부문, 김동선 상무가 유통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지분 증여 방식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 내 지배력을 굳히기 위해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을 증여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경영 활동 전반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지분 증여 같은 정식적인 승계 절차를 지금 생각하기엔 섣부르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대종 교수는 "자녀에게 그룹 승계를 하기 위해 지분 증여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며 "다만 상속세와 증여세가 최고 70% 가까이 되기 때문에 김승연 회장은 앞으로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승계하느냐를 두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김승연 회장이 건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김동관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며 "방산 부문의 개편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승계를 위한 절차 중 하나라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경영 활동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기 때문에 지분 증여 같은 절차는 단기간이 아닌 한참 뒤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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