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재화 보상 차별부터 간담회 파행, 집단 소송까지 숨 가쁜 타임라인
정치권 與野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안 더 강화해야" 한목소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트위터 캡처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트위터 캡처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이제는 '트럭 시위'가 아닌 '마차 시위'다. 지난해 시작된 트럭 시위는 한 게임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진행한 첫 대규모 집단 행동으로 주목받았다.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소비자들은 게임 특성을 반영한 마차라는 기발한 수단을 내세워 이슈 몰이에 성공하는 등 더 진화한 집단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마차 시위를 촉발시킨 카카오게임즈와 이용자들의 갈등은 현재 집단 환불 소송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번진 상황이다.
이에 <프레스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이용자들이 시위를 넘어 소송까지 진행하게 된 경위와 지난해 연쇄 트럭 시위의 대상 게임사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변화의 차이는 무엇인지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나아가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의 집단 행동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도 살펴본다. [편집자주]

첨단 IT 단지가 즐비한 판교에 어울리지 않는 마차가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의 이용자들이 운영 파행과 소통 부재를 항의하기 위해 게임 특성을 반영한 마차를 활용,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용자들이 한달 이상 항의한 결과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고위 책임자 교체, 대표이사 직속 개선 TF 설치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단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게임사의 '눈 가리고 아웅'식 운영에 따른 이용자들의 분노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지난 6월 출시 초기부터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미숙으로 인한 불만이 쌓여왔다.

불만의 시작은 사이게임즈가 운영하는 일본 서버와 카카오게임즈가 운영하는 한국 서버의 재화 보상 차별 문제로 시작됐다.

우마무스메는 일본에서도 부족한 인게임 재화와 낮은 과금 효율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평가다. 한국 서버 기준 확률형 뽑기 시스템을 통해 6성 우마무스메(게임 내 캐릭터)를 소환할 시 확정적으로 이를 지급하는 상한선 개념 '천장'의 경우 60만원 정도로 설정됐다. 우마무스메의 능력을 높여주는 서포트 카드의 경우 한 카드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드는 천장은 300만원 상당이다. 인게임에서 자체 수급할 수 있는 재화의 양에 비해 소비되는 재화의 양도 커서 과금 요소 불만은 지속적으로 축적돼 왔다.

그런데 한국 서버의 경우 론칭 후 다운로드 돌파에 따른 재화 보상 일부를 일본 서버와 달리 지급하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다운로드 돌파에 따라 1만7850쥬얼을 지급했으나 한국 서버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1만3350쥬얼을 지급했다. 4500쥬얼 정도의 차이가 생기는데 이는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10만원이다.

일본 서버와 비교하면 불편해진 '리세마라'도 불만을 키웠다. 리세마라는 수집형 MMORPG에서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수집형 MMORPG가 튜토리얼을 클리어하면 적게는 10번에서 많게는 300번까지 무료 소환권을 지급하는데 여기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계정을 초기화하고 다시 튜토리얼을 시작해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무료 소환을 하는 식이다.

일본 클라이언트에선 타이틀 화면의 메뉴에 '유저 데이터 소거' 메뉴가 존재해 게임종료 없이 쉽게 리세마라가 가능하다. 한국 서버에선 카카오 계정과의 연동 때문에 이 메뉴가 없어져 리세마라 과정이 번거로워졌다. 다만 이는 카카오게임즈에서 유통하는 다른 게임들의 경우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출시 초기엔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문제는 일명 '4080 오류'가 터진 이후부터다. 우마무스메 내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서포트 카드로 평가받는 '키타산 블랙'의 소환 확률을 높여주는 픽업 이벤트 당시 게스트 계정으로 리세마라를 일정 횟수 이상 진행하면 게임 내 에러 알람으로 '4080 에러 코드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게임을 시도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하면서 게임이 멈췄다. 키타산 블랙 픽업 기간이 일주일 정도 지나자 10회만의 게스트 계정 리세마라만으로도 4080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커뮤니티에서 제보됐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인기가 많은 캐릭터 픽업 이벤트에 맞춰 리세마라를 통제하고 과금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에 관해 "키타산 블랙 픽업으로 인해 증가한 서버 렉을 처리하는 데 집중해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외에도 서브컬쳐 게임 장르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캐릭터성 구현, 오역과 오타 등의 문제 등으로 불만이 가중됐다.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의 최종 콘텐츠 중 하나 '챔피언스 미팅'.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의 최종 콘텐츠 중 하나 '챔피언스 미팅'.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 조기 종료·최종 콘텐츠 준비 미숙에 이용자 불만 대폭발

지난달 10일 키타산 블랙의 픽업 이벤트가 끝나자 이용자들의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불만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가 키타산 블랙의 픽업 이벤트 종료시간을 이날 오전 11시 59분까지로 공지했지만 점검을 그보다 몇시간 일찍 시작했기 때문이다. 점검 몇시간 전 조기 점검에 관한 공지사항을 게시했지만 이는 직접 유저가 찾아가야 볼 수 있는 게시판에 게재됐다.

지난달 9일 저녁에 게임 접속 시 안내 팝업창이 뜬 경우도 있지만 공지사항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 표시된 픽업 기간은 여전히 11시 59분으로 표기돼 있었다. 즉 점검 공지를 별도로 게시하고 이벤트 종료 시각을 수정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 것이다.

문제는 픽업 기간이 예정보다 일찍 종료돼 이용자들의 금전적인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결제 후 뽑기형 소환을 1번 진행할 때마다 게임 내에서 '교환 pt' 1점을 지급받을 수 있다. 교환 pt를 200점 모으면 확정적으로 픽업 이벤트에 해당되는 카드 한장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교환을 하지 못한 채 픽업 기간이 끝나면 교환 pt가 클로버라는 아이템으로 자동 변경돼 픽업 카드로 교환할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된다. 즉 조기 점검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수십만원 상당의 결제로 모았던 교환 pt가 쓸모없게 돼버리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뒤늦은 지난 27일 이용자 간담회에서 약속한 개선의 일환으로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달 11일부터 이틀간 뽑기 이벤트를 다시 진행하고 서버 점검 직전 보유했던 포인트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우마무스메의 최종 콘텐츠로 꼽히는 '챔피언스 미팅' 공지사항에 대해서도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일본 서버의 경우 많은 유저들이 챔피언스 미팅 우승을 노리며 2주에서 3주 전부터 챔피언스 미팅에 이용되는 코스에 맞게 반복 육성 등을 걸쳐가며 준비를 시작한다. 그런데 한국서버의 경우 지난달 22일 바로 1주일 뒤에 챔피언스 미팅이 시작된다는 내용의 공지를 게시했다.

공지 내용엔 개최 일자와 코스 총 2가지 내용만 들어있고 챔피언스 미팅에 대한 소개 등 상세 정보는 들어있지 않았다. 일본 서버에서 진행하는 챔피언스 미팅을 모르는 유저들은 하나하나 직접 이벤트를 찾아봐야 했고 대회 공지를 기다리던 이용자들은 1주일만에 참가할 우마무스메를 육성해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 챔피언스 미팅 공지를 '진행 이벤트' 카테고리에만 게시했기 때문에 게임 내 공지창 첫화면에 노출되는 ‘공지사항’ 카테고리만 보는 이용자들은 해당 내용이 게시됐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한 유저는 "국회의원 후보자가 출마 지역구 정보를 선거관리위원회가 풀지 않아서 선거 운동을 못하던 상황에서 뜬금없이 총선 마감 1주일 전 지역구를 당사자에게 공지한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 비유를 두고 "게임 이용자들의 시각에서 아주 적절한 비유"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전개한 '마차 시위' 모습. 사진= 디시인사이드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갤러리 발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전개한 '마차 시위' 모습. 사진= 디시인사이드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갤러리 발췌

◆'트럭' 아닌 정체성 살린 '마차' 시위... 이슈화 성공 간담회 개최까지 말 그대로 '격렬'

챔피언스 미팅 공지 이후 디시인사이드 우마무스메 갤러리를 중심으로 게임 업계에서 항의성 메시지를 보낼 때 자주 사용되는 트럭 시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견이 개진되는 중 우마무스메의 정체성을 살려 트럭 대신 말이나 마차를 사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마차를 이용한 시위는 게임 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슈몰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소비자 자율 협의체(협의체)'는 지난달 22일부터 한국마차회에 문의를 거쳐 1인 시위에 사용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마차와 말에 걸 블랭킷과 시위 문구 등을 모집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3일부터 우마무스메 갤러리에서 마차 시위를 위한 모금이 시작됐다. 관청에 사전 신고 없이 1000만원 이상의 모금이 발생한 경우 기부금품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30명 정원의 오픈 카톡방을 열고 한명씩 차례대로 입장해서 모금을 하는 식으로 모금액과 속도를 조절하며 진행됐다. 모금 29분만에 955만원가량이 모여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을 정도로 모금 열풍은 거셌다.

지난달 24일 카카오게임즈는 공식 카페에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이용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약 이틀에 걸쳐 내놓은 것이 사과문 하나라는 점에 늑장대응이라는 반응이었다. 사과문 내에서도 챔피언스 미팅 공지 문제 원인, 키타산 블랙 픽업 기간 변경 이유 등을 담지 않아 부족했다는 평가다.

지난 29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오후 3시까지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있는 판교역 일대에서 마차 시위가 진행됐다. 말은 한국마차회에서 정식으로 임대한 훈련받은 말 '그레이스'다. 한국도로교통법상 자동차 전용도로를 제외한 도로에서 마차는 허용됐고 마차 후부엔 차선변경을 위한 방향지시등이 설치돼 합법적인 절차로 운영됐다.

마주가 주는 당근을 받아먹는 모습, 혀를 내밀고 마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 등 시위 당시 보였던 그레이스의 모습에 우마무스메와 관련이 없는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동시 다발적인 트럭 시위 이후 관심이 떨어진 상황에도 마차라는 새로운 수단을 이용한 시위에 각종 게임 전문 유튜브, 일간지는 관심을 집중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판교동 카카오 본사 앞에서 마차가 아닌 트럭 시위가 진행됐으며 지난 1일엔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서 트럭 시위를 전개했다. 지난 1일은 400회 정기국회 개회일이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트럭, 마차 시위와는 별개로 집단 환불 소송을 위한 근거 자료를 취합하는 작업도 시작됐다. 당장 환불 소송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 향후 참가할 의사가 있는 유저들의 수와 현재까지의 과금액을 영수증 인증 방식으로 취합해 규모를 예상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자체적으로 추산한 환불 예정금액은 7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일 오후 6시경 카카오게임즈는 사과문을 추가로 게시했다. 사과문 공지가 지연된 점에 대한 원인, 향후 이용자들과의 소통 창구 개발 내용에 대한 부재 등으로 이용자들의 여론을 돌리진 못했다.

지난 2일 협의체는 우마무스메 갤러리에 '최후통첩'이라는 제목의 글을 공지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 운영과 개발에 관한 유통 권한이 일임된 전담 팀 신설, 소비자 대표와의 간담회 개최 등 요구사항이 담겼다.

지난 13일 판교역 일대에서 다시 마차 시위가 열렸고 오후 6시 카카오게임즈는 간담회 일정 공지를 게시했다.

지난 17일 드디어 간담회가 개최됐으나 간담회 내 카카오게임즈 운영진들의 발언으로 인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지난 17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유저 대표 '종로타마모'의 발언 모습. 사진=간담회 영상 캡처
지난 17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유저 대표 '종로타마모'의 발언 모습. 사진=간담회 영상 캡처

◆카카오게임즈 "피해 아닌 이용자 개인의 선택"… 간담회 발언으로 걷잡을 수 없는 여론 악화

지난 17일 박상현 e스포츠 진행캐스터의 진행, '총대'라 불리는 집단 행동을 주도한 협의체 등 이용자 대표 7인, 총대 측에서 섭외한 외부 법조인과 송출 담당, 카카오게임즈 관계자 5인이 참석해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약 7시간 40여분 동안 진행됐다.

일본 우마무스메를 개발 운영하는 사이게임즈 측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지난 15일 별도의 메시지를 보내 "사이게임즈의 감수 체제에 미흡한 점이 있었으며 카카오게임즈와의 연계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사과를 표했다.

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가 보여준 모습은 게임 전문성 부족,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소통, 이용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개인의 선택’이라고 표현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평가다.

키타산 블랙 리세마라 당시 4080 오류에 대한 의혹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카카오게임즈 한 운영실장은 "일본서버의 리세마라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발언했다.

4080 오류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일본 서버의 경우 구글, 페이스북, 애플 계정을 연동하는 타사 계정 연동 방식이 많으나 한국 서버의 경우 카카오톡 연동 유저가 대부분이라 서버 운영 측면에서 과부하를 고려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4080 오류로 인한 공지사항 부재에 대해선 카카오게임즈 측은 "일시적인 조치라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일반 유저가 피해를 볼 줄 몰랐기 때문에 나온 판단으로 앞으로 안내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운영실장을 비롯해 운영진 측 참여자 5명 중 4명이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세마라 시스템을 카카오게임즈 측이 잘 이해하지 못하자 총대 측은 "운영실장인데도 불구하고 게임을 해보지 않은 것이냐"라고 질문했고 카카오게임즈 운영실장은 "직책의 명칭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기능과 다르다"며 "회사에서 운영팀은 게임 자체보다 계정 정책 등 기능적 측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팀의 실무자, 서비스 담당의 경우엔 게임 플레이를 직접 한다"고 말해 이용자들의 의아함을 키웠다.

이용자 불만을 더 폭발시킨 기폭제가 된 발언도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 기간을 조기 종료한 점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총대 측 닉네임 '종로타마모'는 "지금까지 픽업 이벤트를 놓쳐서 교환을 받지 못한 이용자들이 피해가 있지 않았냐"고 질의하자 카카오게임즈 측 한 운영진은 "불편을 끼친 점 자체에 대해선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피해를 끼쳤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실히 대답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관계자는 "그 부분은 고객 개별의 선택이었고 피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따라 운영진은 키타산 블랙 조기 종료에 따른 이용자들의 항의를 개인의 선택으로 못 박았다. 이 발언이 등장하자마자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희대의 망언이라며 경악하는 반응을 보였다.

발언 이후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사이게임즈와 논의해 점검 시간 변경으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을 위해 구제책을 마련하겠다"며 "게임 내에서 구제가 어려울 경우 게임 외적으로도 해결책을 마련해보겠다"며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운영진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조직 개편을 통한 대표이사 직속 사업운영 조직 편성, 업무 평가 프로세스 개선, 고객과의 안정적인 소통 창구 운영 등을 약속했다.

협의체는 간담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 "간담회를 개최한 이유는 카카오게임즈가 유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자 함이었다"며 "기대했던 바는 카카오게임즈 측의 발언으로 이뤄질 수 없게 됐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이어 "우리는 게임의 정상화라는 한가지 목적으로 행동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가 보여준 모습에 대해 "마치 변호사를 배석한 후 법정에서 말하는 식으로 대화를 진행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본인들이 잘못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다는 점은 소통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비판했다.

위 교수는 "카카오게임즈가 간담회에서 여러 개선 방안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될 것인지 여부는 회의적으로 본다"며 "간담회에서 보여준 태도, 마차 시위 당시 사과문에서 보여준 태도 등을 보면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카카오게임즈가 근본적인 운영 방침에 대한 개선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마차 시위' 관련 발언. 사진=이상헌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마차 시위' 관련 발언. 사진=이상헌 의원 페이스북 캡처

◆결국 전개된 집단 환불 소송… 정치권 "이용자 보호 법안 마련해야" 다시 한번 한 목소리

우메무스메 이용자 소송 총대 측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게임사의 미숙한 운영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난 23일 제출했다.

소송에 참여한 인원은 201명으로 1인 당 청구 금액은 20만원이다. 이용자 측은 7만명 이상의 인원이 소송 참여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들의 추가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송에서 승소할 확률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사측의 치명적인 과실로 인해 이용자들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위 교수는 "서비스의 불만족에 대한 이유로 집단 행동이 시작됐지만 카카오게임즈가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구매에 따른 재화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소송을 진행했을 때 환불까지 받을 수 있는 결과는 얻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카카오게임즈 이용자들의 불만, 집단 행동에 대한 명분 등을 이슈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마무스메 운영 미숙에 관한 이슈는 정치권에서까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안이 됐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 중인 총대진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안타깝게도 현행법상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마땅찮아 앞으로의 입법과 개정을 통해 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상헌 의원실 관계자는 "우마무스메로 인해 다시 한번 촉발되긴 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트럭 시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게임 이용자에 대한 보호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롭게 발의할 법안들도 연구 중이지만 상임위에서 계류된 법안들이 먼저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데 이는 콘텐츠 분쟁조정위원회의 권한과 범위를 대폭 개선해 집단 분쟁 조정 제도, 중재 제도, 직권 조정 제도 등의 기능을 하게 하는 법이다.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발의된 법에 대해서 신속하게 평가하고 통과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안의 신속한 처리에 대해 촉구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게임 이용자 권익위원회 의무화법을 준비 중이다. 방송사에는 시청자 위원회, 신문사에는 독자위원회 등이 존재하는 것처럼 일정 규모 이상 게임사에 의무적으로 게임 이용자 권익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제도다.

하태경 의원은 "현재까지 게임사에선 이용자들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컸다"며 "시대는 분명히 변화했고 게임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요구는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게임사들도 소비자로서 게임 이용자들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현재 우마무스메 사태의 경우 결국 법정 소송 사태까지 갔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기구들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현재 대표이사 직속 TF팀 설립, 우마무스메 최고 담당자 교체 등 간담회에서 제시한 개선안들을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면서도 "소송에 관련해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일축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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