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지방법원은 15일 국제 재판 관할을 둘러싼 애플과 시마노제작소 합의는 무효<2월 16일자 '日법원 "재판관할 기업간 합의 무효…애플-시마노 소송 재판, 일본에서 열어야"' 기사 참조>라며 시마노가 애플을 상대로 낸 독점금지법위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일본에서 심리할 것을 명령했다.

전세계에서 시가총액 순위 1,2위를 다투는 전자 대기업인 애플과 일본의 작은 기업인 시마노 제작소와의 소송은 애플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하도급 관계에 커다란 균열이 생긴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중간 판결이 애플의 경영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애플은 강력한 구매력을 무기로 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하청업체에게 과도한 단가 인하 압박을 가해왔다.

애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시마노 제작소의 주장에 따르면 시마노가 개발한 부품을 타 기업에도 의뢰해 납품단가를 낮출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애플 하청기업의 한 간부는 "이러한 애플의 수법으로 인해 도산한 회사가 있을 정도다"라며 분개해 마지 않았다.

애플은 세계 각국의 우수한 제조업체로부터 부품과 소재를 조달해 제품을 출시하는 독특한 제조방식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는 재팬 디스플레이와 샤프가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 LG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도 일부 사용하고 있다. 최신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탑재된 터치 ID 센서는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와 진테크(Xintech)가 대만에서 생산한 제품들이다. 실제 2014-2015년 공급업체 리스트에는 전세계 각국의 200여 공급업체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200여 공급업체 중 약 40개가 일본 기업으로 기업수는 중국에 이어 2위로 보이지만 일본 기업은 특히 중요한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아이폰의 카메라에 탑재된 화상 처리 반도체는 소니, 이미지 안정용 부품은 알프스 전기, 전기를 축전하거나 방출하는 콘덴서는 무라타 제작소 등이 각각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시마노제작소와 2006년 첫거래를 시작한 이듬해 출시한 초대 아이폰이 대박을 터트려 2011년에는 전세계 시가총액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의 2015년 10~12월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4%증가에 그쳐 22.3% 증가했던 7~9월 판매대수에 크게 못미쳤다 .

IT시장 전문 리서치 회사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일본 출하대수는 사상 처음으로 전년 실적을 밑돌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무료 휴대폰 판매금지로 인해 더욱 더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가총액도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에 밀렸다.

'비밀주의'를 고수하던 애플이 몇년 전부터 공급자 정보를 공개하고 인권이나 친환경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최근 유럽의 시민단체 들이 제기한 애플의 노동력 착취나 조세회피 문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중간 판결을 계기로 하도급에 대한 애플의 자세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일본 전자기기부품제조회사인 시마노제작소는 2014년 12월 애플이 공급부품의 가격인하를 강요한 것은 독점금지법위반에서 금지하고 있는 '우월적 지위의 남용'에 해당된다며 100억엔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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