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은데 이어 이달 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는 최근 5개월 만에 1.25% 인상됐다. 최단기간 최대폭 인상이다.

한은은 25일 오전 9시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역대 최초로 네 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배경은 물가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전년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당초 시장에선 이달 또 다시 빅스텝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한은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판단이다.  

여기엔 물가상승이 정점을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2022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4.7%)보다 0.4%포인트 내린 4.3%를 기록했다. 4분기 초중반엔 물가가 정점을 찍고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정부와 한은의 판단이다.

경기둔화 우려도 빅스텝 카드를 꺼내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미중 무역전쟁과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지고 국내 경기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빅스텝을 꺼낼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우려되는 것이 환율이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환율은 13년 만에 1340원대를 돌파했다. 최근엔 정부가 직접 개입에 나섰지만 환율 리스크는 쉽게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고환율이 지속하면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다시 국내에선 물가상승 압렵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은은 또 다시 금리인상을 고민해야 한다.

환율 변동은 한미 기준금리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다시 한미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졌지만 미국 연준이 내달 또 다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시 미국 우위로 뒤집힐 전망이다.

미국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기준금리 상승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연 8회 기준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를 개최한다. 올해는 1월, 4월, 5월, 7월, 8월 총 5차례 금통위를 개최했다. 연내 3차례 금통위가 남은 셈이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