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민족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서 환경문제의 주범이 되는 플라스틱에 관심이 쏠린다.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플라스틱 리싸이클 시장은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어서다.

22일 국제기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인 1인당 1년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세계 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이 발표한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미국의 역할 평가'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한국인 1인당 1년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평균 88Kg으로 미국(130㎏)과 영국(99㎏)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독일(81㎏), 태국(69㎏), 말레이시아(67㎏), 아르헨티나(61㎏) 순이다.

플라스틱은 배출되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크기와 디자인, 형태, 사용용도 등이 제조사마다 제각각이어서 리싸이클이 원할하지 않다.

이중 ‘플라스틱 Other(아더)’라고 표기된 용기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제품은 펌핑방식으로 내용물을 나오게 하는 형태인데, 펌프의 크기가 제각각이고 용수철 등 10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 수거단가가 크지 않다는 문제 등으로 재활용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중소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경우 재활용수지 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으나, 원재료 등이 일반수지에 비해 3배 이상 단가가 비싸 사실상 유지가 잘 되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은 원료에 따라 페트, PP, PVC, Other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아더는 2개 이상 재질이 섞여 있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합성재질은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 그런데도 아더 용기에 재활용 표시가 돼 있는 이유는 쓰레기를 태워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재활용의 목적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합성 플라스틱을 태워 열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플라스틱 수거율 지표조차 없다는 점이다. 현재 환경부나 관련업계에선 플라스틱 수거율에 대해 명확하게 지표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생수통만 지표가 나오고 있는데 수거율이 약 20% 수준이다. 이처럼 지표가 명확하게 나오지 못하는 배경은 합성 플라스틱의 종류와 품목 등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하선영 (사)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대표는 “기업들이 대책수립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리싸이클 되지 않는 합성 플라스틱 용기부터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면서 “태우면 탄소배출양이 크기 때문에 열에너지원으로도 사용할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아더는 개발도상국 쓰레기장으로 팔려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대책 마련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을) 의원은 지난 6월 일회용품 감량 방안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이제 발의가 시작된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언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아더는 업계에서도 민감히 반응하는 문제 중 하나다”며 “용기가 큰 것은 쉽게 골라낼 수 있으나, 작은 용기는 골라내기 어렵고, 수거가격도 낮아 대기업과 영세업체, 수거업체 모두 합성 플라스틱 딜레마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고 꼬집었다.

◆플라스틱 대체제는 종이… 소비자 부담 증가에 실효성 미미

그렇다고 기업들이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백화점 등 유통가에선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포장재를 대체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올해 추석부터 플라스틱 포중부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 대체한 '노 플라스틱 패키지'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신세계 백화점도 종이로 만든 과일 트레이와 칸막이를 사용하며 친환경 포장 비중을 높였다. 그간 과일 트레이와 칸막이는 상품의 흠집과 충격 방지 그리고 무게를 맞추기 위한 필수 부자재로 스티로폼, 합성수지 등으로 만들어 사용됐다. 과일 선물세트에 도입된 친환경 박스도 기존 50%에서 80%까지 확대했다. 
 
대상 청정원도 새로운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해 작년 연간 선물세트 플라스틱 사용량 기준으로 약 473톤을 감축하기로 했다. 청정원이 내놓은 ‘자연스러운 선물세트’는 환경 포장재를 활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효율성도 높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00% 종이 패키지로 만든 ‘Save Earth Choice’ 선물세트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 선물세트는 트레이와 쇼핑백까지 모두 종이로만 만든 ‘올 페이퍼 패키지’ 제품이다. 캔 겉면에 로고 등이 새겨진 비닐 라벨을 없앤 스팸 라벨프리 선물세트와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CJ 명가김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모든 선물세트에서 스팸 플라스틱 캡을 없앴고, 햇반 생산 후 남은 플라스틱을 활용한 트레이 사용 비중도 더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합성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각 기업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이를 실천하는 기업들은 일부 대기업에 불과하고 이 역시도 생각만큼 비중이 크지 않아 아직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이 친환경 플라스틱을 활용하면 대체제 개발과 소재비 증가 등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친환경 체제로 가는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적용할지에 대해선 기업들도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엔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거나 관련 비용을 지원해야 하는데 이 역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