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만에 내점 고객수 17.4% 증가…소비자 신뢰회복 시기상조

<사진출처=일본 맥도날드 홈페이지 화면 캡쳐>

[프레스맨 = 이준 기자]

소비트랜드 변화·편의점 확대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난제
美 맥도날드 소유지분 확보해 경영주도권 쥐어도 재건 성공 미지수

"새로운 햄버거 이름을 지어 주세요. 채택되신 분에게는 상금 140만엔(1400만원)을 드립니다."

이것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 사용과 이물질 혼입사건 등으로 일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오던 일본 맥도날드가 해당 사건들 이후 32개월 연속 줄어만 가던 고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 위해 화제성 이벤트로 기획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 맥도날드는 2월 2일 부터 해당 버거 메뉴인 '쥬시비프 버거(가칭)' 의 판매를 개시한다. 공모 결과는 2월 23일 발표 예정이며 이후에는 채택된 명칭을 정식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일본 맥도날드가 신 메뉴 출시를 앞두고 버거 명칭 공모에 나섰다. <사진출처=일본 맥도날드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이 이벤트 덕분일까,  4 일 일본 맥도날드 홀딩스는 지난 1월 내점 고객수가 33개월만에 전년 동월 대비 17.4%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매장 매출도 35.0% 증가해 2개월 연속 플러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 1-2개월의 수치로 일본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일본 맥도날드의 추락은 2014년 7월부터다.

일본 맥도날드에 식자재를 공급하던 중국 상하이 푸시식품이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와 곰팡이 핀 쇠고기를 사용한 것이 발각된 것.

당시 일본 맥도날드는 책임을 푸시식품에 떠넘긴 채 중국과 태국으로 이원화 되어있던 식자재 공급을 태국으로 일원화 했으나 또다시 8월 오사카 후나가노시에서 판매된 프라이드 포테이토에서 사람 치아 조각이 발견돼 일본내에서 커다란 사회 문제화 됐었다.

뒤이어 2015년 1월에는 아오모리현 미사와시에서 판매한 치킨 맥너겟에서 비닐조각이 발견되고 후쿠시마에서는 플라스틱 파편이 들어간 초콜릿 제품을 먹은 5살 어린이가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건이 끊이질 않았다.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파문이 확산되는데도 모면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던 일본 맥도날드에 대해 비난이 잇따랐고, 일본 맥도날드의 매출은 2014년 이후 급격하게 추락해 최근까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일본 맥도날드가 발표한 1월부터 9월까지의 실적은 292억엔(2천900억)의 적자로 2001년 상장이래 최대 규모였다.

이같은 실적부진이 불량 식자재나 이물질 혼입 사건 등 소비자 신뢰의 문제에 기인하는 것은 틀림없으나 경영환경의 변화 등 외부적인 요인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경영환경 변화의 중심에는 10조엔(100조원) 규모로 성장해 가는 편의점 시장이 있다. 1인 가구가 소비형태의 중심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편의점에서 워낙 질 좋고 값싼 즉석식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햄버거 등의 소매점포가 비교우위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부진 타개를 위해 일본 맥도날드는 올해 1월말까지 도시 지역 대형 점포를 포함한 전국 190개 점포를 폐쇄했다. 현재 일본 맥도날드의 점포수는 2975곳으로 18년 만에 3000곳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는 호황기(2002년 12월 말 3892곳)의 약 4분의 3 수준이다. 

경영재건을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지난해 기준 5만점포를 넘어선 편의점 시장<1월 28일자 '"늘리지 않으면 죽는다" 日세븐일레븐이 터트린 편의점 전쟁' 기사 참조>확대가 일본 맥도날드의 구조조정을 불러일으킨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 맥도날드는 소비자 신뢰회복의 문제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경영재건을 위한 또 다른 움직임도 포착된다.

표면적으로는 美맥도날드가 일본 맥도날드의 침제가 장기화 되는 것을 우려해 소유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일본 맥도날드가 미국 본사의 직접 통제에서 벗어나 재건을 노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美맥도날드는 현재 일본 맥도날드 홀딩스 주식의 약 50%는 소유하고 있으며 이중 최대 33%를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 지분 매각 금액은 1000억엔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美맥도날드가 지분을 매각하면 1971년 일본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줄곧 유지됐던 직영 체제가 끝나게 된다.

하지만 경영 주도권을 쥐게 되더라도 소비자 신뢰회복의 문제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는 일본 맥도날드가 재건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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