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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義'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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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폭력단 야마구치구미(山口組)의 민낯] ④山口組의 분열
  • 이준 기자
  • 승인 2016.02.04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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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맨 / 사진합성=김승종 기자

[프레스맨 = 이준 기자]

지난 100년간 유지돼 온 일본 야쿠자(폭력조직)의 대명사 ‘야마구치구미(山口組)’가 2개의 세력으로 분열되면서 일본 야쿠자의 민낯이 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야마구치구미 산하 13개 단체가 야마구치구미를 이탈해 새로운 이름의 거대 조직을 결성한 것이다.

일본의 22개 지정폭력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제6대 보스 시노다 겐이치가 이끄는 야마구치구미를 필두로 스미요시카이, 이나가와카이였지만, 이번 야마구치구미내 제2대 파벌인 야마켄구미가 탈퇴해 '고베야마구치구미'를 결성함에 따라 단숨에 일본내 2대 폭력조직으로 올라선 것.

일본 지정폭력단 분포도<사진출처=나무위키>

야마구치구미에는 많은 파벌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 최대 파벌이 제6대 보스 시노다 겐이치를 배출한 고도카이(弘道會)다. 2대 파벌은 야마모토 켄이치의 소속이었던 야마켄구미로 원래 야마구치구미는 야마켄구미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야마켄구미의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나고야를 거점으로 설립된 고도카이가 2005년 제6대 보스인 시노다 겐이치를 배출하면서 조직의 운영과인사를 좌지우지 하자 두 직계 파벌간 반목과 알력이 심화돼 왔다.

고도카이의 장기집권을 우려한 야마켄구미는 산하 가맹단체 13개를 중심으로 조직원 3300명과 함께 야마구치구미를 이탈, 지난해 9월초 고베야마구치구미를 결성했다. 13명의 보스들은 야마켄파 보스인 이노우에 구니오(井上邦雄)를 새 조직의 리더로 추대하고 이름도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해 야마구치파의 발상지인 고베를 넣어 ‘고베 야마구치구미’로 명명했다. 준 구성원들까지 합치면 약 7,000명으로 야마구치파 전체의 30%에 해당한다.

야마구치파의 분열은 제6대 두목 시노다 겐이치가 나고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자신의 파벌을 지나치게 비호하면서 비롯됐다. 다른 파벌 간부들을 중용하지 않고 상납금을 계속 늘리면서 갈등이 심해졌다. 지난달 긴급집행부회의에서 이노우에를 비롯한 5명을 절연 또는 파문 처분한 게 결정적이었다.

일본 폭력조직은 보스와 부하들의 결연식을 할때나 의형제의 의식을 맺을때 술잔(*盃 : 야쿠자 세계에서 오야붕(親分)과 꼬붕(子分)이 정식으로 관계를 정하는 의식 때 사용하는 접시형태의 술잔을 말하거나, 의식 그 자체를 일컫는 단어)을 나누는 의식을 치룬다. 이 술잔은 매우 중요하여 꼭 보관해야 하며 잃어버리면 파문 당해도 할 말이 없다고 한다.

야쿠자의 처벌 강도는 반성이 가장 약하고 그보다 더 높은 단계가 체벌이며 그 다음에는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斷指)고, 그 다음이 파문, 그 위는 절연, 마지막이 처단이다. 파문과 달리 절연은 아예 복권의 여지가 없다. 평소 원한을 많이 산 인간이 조직으로 부터 절연당하면 조직에서 더 이상 지켜주지 않기 때문에 죽은 목숨이나 다를 게 없어진다.

이번 야마구치구미 분열 과정에 절연 처분이 동원됐고, 전국의 다른 야쿠자조직도 야마구치 반란파를 인정할지 고민에 빠진 상태다.

일본 치안 당국도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분열된 2개의 세력 간에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본 경시청(경찰청)은 수백 명의 경찰 간부들을 불러모아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은 각종 혐의를 이유로 조직 주요 간부들에 대해 수사, 압수수색, 체포를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제3대 보스 다오카 카즈오의 사망 이후 후계자 선정에 불만을 품은 야마모토 히로시가 조직원 6000명을 데리고 이치와카이를 결성 야마구치를 탈퇴해  ‘야마이치(山一)항쟁’이라는 분열 및 유혈사태를 불러왔다. 1985년부터 1987년 사이 벌어진 이 분열 사태로 제4대 보스인 다케나카 마사히사 등 야쿠자 25명이 숨지고 시민ㆍ경찰관도 70명이 다쳤다.

일본에서 일반인이 허가 없이 무기를 소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야쿠자는 권총 같은 총기를 갖고 있다. 조직간 싸움을 뜻하는 ‘항쟁(抗爭)’이 벌어지면 무기를 사용해 애꿎은 민간인 피해가 벌어진다. 가장 최근인 2010년 11월에도 항쟁이 벌어졌는데, 한 두목의 집에 수류탄이 날아들어 이웃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 때문에 고베시 초ㆍ중학교는 통학로 변경까지 추진 중이다. 도쿄의 야마구치파도 두 세력으로 양분되고 있다. 롯폰기나 긴자를 장악하고 있는 고쿠스이카이가 야마구치 소속이다. 이번에 이탈한 야마켄구미와 상생관계에 있었지만 이탈세력을 응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언제든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

공교롭게도 야마구치파 설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100년만에 세계 최대의 ‘범죄기업’으로 성장한 야마구치구미의  매출규모는 2013년 기준 800억달러(96조)에 달하며 매출규모만으로는 일본기업 순위 8위에 해당한다. 합법적 기업집단으로 가장해 활동영역을 키워온 결과다.

물론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조직도 있으나 이들의 사업과 조직 운영 과정에 필요한 자금은 언제나 불법적인 돈이 주원천이며 일부 영화나 만화에서는 묘사되는 내용들은 상당수가 미화된 것이다.

야쿠자의 세계에서는 인정보다는 의리를 더 가치에 둔다고 한다. 노래도 "인협의 세계에서는 인정보다는 의리~"라는 노래도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할 것은 이같은 표면적인 내용들은 상당수가 미화된 것이다. 수틀리면 서로 죽고 죽이는 세계에서 의리는 전혀 의미가 없다.

"'야쿠자'(8·9·3)는 결국 '망통'(8·9·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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