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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고용·채무'…'3대 과잉'의 변화가 불러온 日철강업계의 재편
'설비·고용·채무'…'3대 과잉'의 변화가 불러온 日철강업계의 재편
일본 철강 선두주자 신일본제철주금, 닛신제강 인수
  • 이준 기자
  • 승인 2016.02.02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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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강 최대 기업인 신일본제철주금이 업계 4위인 닛신 제강을 인수키로 했다고 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주금의 닛신제강 인수 금액은 1000억 엔(약 9932억원) 규모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신일본제철주금 그룹 산하 신일본제철주금 스테인레스와 닛신제강 스테인레스 점유율은 일본내 50%를 넘어서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고로 업체는 신일본제철주금, JFE 홀딩스, 고베 등 3개사로 재편되게 된다.
 
일본 철강산업은 중국의 철강 증산에 따른 시황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합병(M&A) 방식의 재편이 진행돼 왔다.

지난 2002년에는 NKK와 카와사키 제철이 통합, JFE홀딩스가 탄생했고 2012년에는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이 합병돼 신일본제철 주금이 됐다. 또 닛산제강 역시 일본금속공업과 통합, 현재의 닛신제강으로 거듭난 바 있다. 

이번 인수 추진의 배경에는 과거 일본 산업계의 뒤흔들었던 '설비·고용·채무'라는 이른바 '3대 과잉'에 대한 환경변화에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일철주금 경쟁사인 다른 철강 대기업의 간부는 지난 가을 "이제 철강 업계의 재편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또 하나 불씨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언했었다. 그 불씨는 다름아닌 닛신제강의 구레제철소(히로시마현 구레시) 용광로의 노후화다. 용광로는 철광석에서 강재원료를 만드는 플랜트다. 구레제철소에서는 고로(高爐)의 대형 교체가 다가오고 있지만 교체에는 거액투자가 필요하다.

그는 "이 상황에서 닛신제강이 국내 수요의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 최근 용광로의 생산 능력에 여유가 생긴 신일철주금에 부탁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일철주금의 경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인수타이밍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닛신제강의 인수를 감행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번 인수는 2번째 도전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원래 신일철주금은 닛신제강 주식 8.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과거에는 닛신제강에 사장을 파견하기도 했었다. 신일본제철이 1년의 협상을 거쳐 2012년 옛 스미토모금속공업을 합병하기 전 닛신제강에 대한 출자 비율 증가를 시도했지만,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제동으로 1년반만에 단념했었다. 그 때가 2010년 말이다.

그 사이 철강을 포함한 일본 산업계 재편을 둘러싼 상식이 이제는 크게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공정거래원회가 예전과 같이 일본내 점유율만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 승인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원칙이 적용돼 신일본제철의 스미토모금속 합병은 가능했다.

일본 업계를 둘러싼 환경 변화는 또다른 요인이다. 철강을 비롯해 일본의 산업계는 1990년대에 '설비도 고용도 채무도 과잉'이라는 이른바 3대 과잉이 지적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업계 재편의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산업계 전체를 보면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해 고용 면에서는 일손부족이 심각하다. 철강 대기업들도 노련한 베테랑 종업원의 기능을 계승할 인재 확보에 여념이 없다.

과잉채무 문제도 상황이 변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보수적인 재무 전략으로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금융 완화로 인해 인수·합병(M&A) 자금의 조달은 쉬워졌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하는 등의 상황이어서 투자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3건의 과잉 중 국내수요를 미루어 봤을때 과잉설비 문제만이 과제로 남아있다. 이번 인수 추진의 배경에는 독점금지를 규제한 공정거래위 등 당국의 입장 변화는 물론 금융시장의 넉넉한 자금에다, 과잉설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신일철주금의 의도가 있다.

문제는 재편 뒤의 효과가 있는지 여부다. '규모의 경제'에 의한 비용 절감만으로 인수합병 목표가 달성된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M&A에서 얻은 여력을 신기술 개발이나 글로벌 사업 확대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만 업계재편에 의미가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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