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 공식 사과한지 3년만에 또다시 카피 논란
이랜드 측은 지난해 3차례 디자인 도용 논란에 휩싸여

[프레스맨 = 전기룡 기자]

최근 국내에서 SPA 브랜드의 인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패션상권이나 백화점에는 유니클로, ZARA, 에잇세컨드 가 예외없이 들어서 있고 대규모 매장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2010년 1조 2000억에 불과하던 SPA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2015년에는 4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의 SPA 시장은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브랜드와 삼성의 에잇세컨드, 이랜드의 스파오 등 토종 SPA 브랜드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생산·유통 단계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SPA 브랜드의 특성상  삼성·이랜드 등 대기업 위주의 토종 SPA 브랜드등은 모기업의 자금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국내 3대 SPA브랜드의 매출이 4~5천억원대에 그쳐 글로벌 브랜드와의 격차를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놓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디자인 도용’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매체는 에잇세컨즈가 중소 여성의류 브랜드 T사의 디자이너가 제작한 원피스를 그대로 카피해 판매했다고 전했다.

T사의 K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6월 우연히 에잇세컨즈의 매장을 방문했다가, 우리 상품과 디자인 및 컬러가 일치하는 드레스를 발견해 강력 항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K대표는 “SNS 등을 통해 삼성물산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후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가 찾아와 사과하고, 해당 상품을 에잇세컨즈 매장에서 철수하기로 약속하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앞서 론칭 첫해였던 2012년에도 에잇세컨즈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코벨’의 양말을 불법 복제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디자인 도용 논란이 있었던 '코벨'의 양말 제품(左)과 '에잇세컨즈'의 양말 제품(右) <사진 출처= 코벨 공식 블로그>

당시 코벨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에잇세컨즈의 제품이 지난해 4월 출시한 코벨의 투톤 양말과 포장을 제외한 제품의 모든 요소가 99% 같다”며 “에잇세컨즈의 양말은 코벨 투톤 양말의 가장 큰 특징인 안감 색 또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양말은 코벨에서는 8900원에 에잇세컨즈에서는 2900원에 판매된 제품이며, 코벨은 자사 제품과 에잇세컨즈의 제품을 비교한 사진 역시 함께 공개했다.

에잇세컨즈 측은 다음날인 28일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한 결과 자사의 상품이 타 회사의 상품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문제의 양말 상품들은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전량 소각했다”고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이에 삼성물산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드레스 디자인 도용 논란이 있었던 T사와 대화를 통해 완만한 해결을 했다”며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디자인 도용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SPA브랜드의 디자인 도용 사례는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이랜드의 '폴더' 역시 국내 소규모 스카프 전문 브랜드인 '레이버데이’의 머플러 제품을 무단 도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된 '폴더'의 머플러 제품(左)과 '레이버데이'의 제품(右)

또한 지난해 2월과 5월에도 국내 디자이너의 제품을 도용한 카피캣 제품을 선보였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문을 통해 제품 소싱 방식과 검증시스템을 바꿔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11월 27일자 ‘다시는 안그러겠다던 이랜드, 이번에는 목도리 카피로 구설수’ 기사 참조>

이에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SPA브랜드 사업에 진출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며 “다만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육성, 체계적인 시스템의 마련 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당장 돈이 되는 잡화 부문에 대한 투자나 콜라보레이션 제품 등의 출시에만 눈을 돌리고 있어 중요한 부분을 많이 놓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 토종 SPA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글로벌 SPA 브랜드의 흉내를 내기 보다는 시스템 전반에 걸쳐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해 잡음을 줄이고, 현재 불황을 겪고 있는 중견 패션업체와의 상생을 통해 차별화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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