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KB금융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신미정 기자
18일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KB금융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신미정 기자

류제강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이 "KB금융그룹의 해외사업 부진은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김영수 후보가 KB금융 사외이사에 가장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반면 KB금융그룹 이사회 측은 이사회 내에는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과 재무 분야의 글로벌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고 해외 주주대상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18일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실적 저조와 관련 "이사회에 해외 사업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라며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반드시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경영참여의 목적이 아니라 주주이자 직원의 대표로서 KB금융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금융지주는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에 대한 신규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KB노조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인물은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상임이사,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한 김영수 후보다. 

노조에 따르면 KB금융은 해외사업부분에서 몇년 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KB국민은행이 9393억원을 투입해 매입한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은 1조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2020년 다시 1조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적자 규모는 1000억원이 넘는다. 최근 어렵게 인가를 받은 미얀마에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경쟁사에 비해서도 해외사업은 저조하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이번에 추천하는 김 후보는 KB금융에 가장 필요한 국제금융 전문가"라며 "이는 KB금융 해외사업의 약점을 보완해 진정한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진정으로 회사의 발전을 위한 이번 주주제안이 알수도 없는 절차와 기준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사회가 정한 기준과 절치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무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렸다. 

그동안 KB금융노조는 4번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이와 관련 "KB금융이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악용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인물(사외이사)들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아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는 KB금융에만 있는 제도로, KB금융의 주식을 1주만 보유하더라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상법상 회사의 지분 1프로를 보유하면 소수주주권을 통해서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돼 있다. 금융회사는 특례에 의해서 0.1%의 지분만 있어도 소수주주권을 통해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노조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는 허울 좋은 명분이며 오히려 이를 악용해 법률로 보장하는 주주 제안권마저 번번히 부정해왔다고 했다.

노조는 "회사가 모든 주주가 참여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예비 추천제를 내세워 이를 통해서만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게 하며 이를 이용한 추천이 아니라면 상법상 보장된 주주제안이라 하더라도 부정하고 있다"며 "그 절차와 기준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최근 수출입은행에서 금융권 최초로 노조추천사외이사 선임이 이뤄졌으며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담은 공공기관운영법이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KB금융 이사회 측의 입장은 다르다. KB금융 이사회는 "부코핀은행 인수는 적정한 가격의 중위권 은행을 인수해 굿뱅크로 전환하는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방향에 기반한 것으로 이사진의 구성과 전문성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사안"이라며 "부코핀은행의 경우 현지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이 다소 감소했지만 KB국민은행의 증자 참여를 바탕으로 신규고객 확보, 자산 양질화, IT인프라 개선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 내에는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 재무 분야의 글로벌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고, 특히 미국 국적의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역임한 솔로몬 이사는 해외와 국내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에 대한 주요 자문과 해외 주주대상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해외사업과 관련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노조의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후보 선정에 대한 공정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KB금융 이사회는 "KB금융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써치핌뿐만 아니라 주주의 추천을 받아 후보풀을 구성하고 있다"며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통해 2015년 3명, 2018년 1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실질적으로 제도가 정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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