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使, 이남현 지부장 부당 해고 쟁점 두고 '갑론을박'

[프레스맨, PRESSMAN= 전기룡 기자]

①대신증권의 남존여비, 승진 제한 여성업무직군

②대신증권 ‘전략적 성과관리’의 진짜 목적은?

③금융권 열정페이, 대신증권의 말뿐인 취업규칙

여의도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대신증권 본사 앞에 위치한 황소상을 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는 황소상을 연상시키는 이 상징물은 한국 주식시장의 성공과 발전을 기리는 의미로 건립됐다.

이 같은 취지의 황소상 앞에 돗자리를 깔고 54일간 농성 중인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이남현 지부장을 포함한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 조합원(이하 노조)들로 지난 10월 대신증권 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이 지부장의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지난 10월 27일 대신증권은 ‘사내질서 문란과 명예 훼손, 비밀자료 유출’이라는 이유로 이남현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장을 해고했다.

대신증권 측은 “회사 내부에서 진행한 ‘전략적 성과 관리’ 프로그램을 이 지부장을 포함한 노조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고, 그 과정에서 사측의 의도를 왜곡 주장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이 지부장은 대신증권 노조카페에 ‘전략적 성과 관리’의 문제점과 회사의 정책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사측은 "이 지부장이 정직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일삼아 정직보다 수위가 높은 해고처분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전략적 성과 관리’ 프로그램은 대신증권 측이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재교육 프로그램이 실상은 상시적 퇴출 프로그램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노조관계자는 “전략적 성과 관리 프로그램은 ‘노조파괴 시나리오’로 물의를 일으켰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의뢰해 제작한 것”이라며 “영업점 폐쇄 계획에 따른 상시적 퇴출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노조 측은 2011년 대신증권이 창조컨설팅 측에 의뢰한 용역 보고서를 제시했다. 프레스맨이 입수한 이 보고서를 살펴보면 ‘수시 평가와 면담을 통한 합리적 확보 및 퇴출 가능성 시사’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노조 측이 제시한 용역 보고서의 일부 <사진 제공 =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

이에 대신증권 측은 “창조컨설팅은 2012년 폐업하여 현재 회사와는 일체의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창조컨설팅 해산 후, 창조컨설팅 출신 노무사가 지속적으로 대신증권 측에 개입했다며 대신증권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노조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교육 대상자 65명 중 23명이 퇴사했다며, 프로그램의 취지인 역량강화가 주된 목표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외에도 노조측은 재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전단지 돌리기’, ‘명함 받아오기’, ‘우편물 분류하기’, ‘등산 및 봉사활동 후 인증샷 찍기’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 같은 교육을 통해 역량 강화가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며, 오히려 모멸감을 안겨 자진 퇴사를 유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프로그램 3차에 접어들면 대기발령 상태로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며 “이는 회사를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전략적 성과 관리 프로그램은 재교육을 통한 저성과자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며 직원들이 오해를 가질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을 통해 지난 2014년 7월 수정했다”며 “3차 프로그램이 대기 발령으로 진행되었지만, 이제는 본업과 교육을 병행하도록 변경됐으며 등산이나 봉사활동 후 인증샷을 찍는 프로그램은 삭제했다”고 말했다.

또 “대기발령으로 진행되었던 취지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략적 성과 관리 프로그램으로 인해 퇴사한 23명 중 13명은 퇴직 및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신증권을 상대로 체불임금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진행 중인 소송이기에 공식적인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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