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일본기업' 이미지 재고 실패에 따른 후폭풍

[프레스맨, PRESSMAN= 전기룡 기자]

롯데그룹이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사수에 실패하면서, 호텔롯데 기업공개 작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관세청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롯데, 두산, 신세계가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사업자들 중 특허권을 지켜낸 곳은 롯데 소공점이 유일하다.

호텔롯데의 매출 중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이상(약 2조5000억원)이다. 따라서 현재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호텔롯데는 면세점 특허권 수성 실패를 통한 영업이익의 감소로, 지주사 체제 전환과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필요한 자금(약 6조6000억원)을 확보하는 데 있어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면세점 특허권의 보유수가 줄었기에, 호텔롯데의 상장을 진행할 경우 적정 시가 총액을 확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앞서 금융업계는 호텔롯데의 적정 시가총액을 12조7700억원으로 추산했었다. 이는 면세점(소공점·월드타워점) 영업가치 7조4150억원과 투자자산가치 5조4280억원을 합산한 수치다.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의 의지 역시 호텔롯데 상장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지분 5% 이상을 소유한 주주가 보호예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지 못한다.

신동주 회장은 현재 광윤사 지분 51%를 확보함에 따라, 광윤사를 통해 호텔롯데 지분 5.45%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만약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 지분 보호예수에 반대하면 상장 심사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앞서 신동주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필요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업계는 롯데그룹이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사수하지 못한 이유로, 기업 이미지 재고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롯데家 왕자의 난’ 이후 대중들에게 ‘일본기업’이라는 낙인이 박혔다. 따라서 롯데는 이러한 낙인을 지우기 위해 정부 주도 사업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참여하고, 1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

하지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히면서 롯데그룹의 이러한 노력은 무의미해졌고, 그 결과 기업공개 작업을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했던 월드타워점 면세점의 특허권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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