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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금융위기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아직도 금융위기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사상누각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
  • 한기성 기자
  • 승인 2015.11.06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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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1월 18일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여파로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코스피지수 1700선이 오전 한때 무너진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1700선을 회복한 주가그래프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레스맨, PRESSMAN= 한기성 기자)

“가계부채 폭탄 1000조”.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의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이라는 고육책을 꺼내 들었다. 말그대로 건설경기를 활성화 시켜서 경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자산가치 상승을 통해 소비를 증대시키는 효과를 노리고자 하는 것이지만, 현재의 가계부채 수준이나 인구구조상 정부의 의도대로 풀려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일본의 장기불황은 부동산 버블 붕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2008년 이후 미국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도 주택시장 문제로부터 출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불러왔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는, 신용조건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저소득층이 제대로 갚지 못하게 되면서 그것이 금융기관들의 대출금 회수불능 사태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발생한 기업 부실화와 금융회사의 파산 그리고 실물 경제의 타격과 세계적인 신용 경색 문제였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이 바로 예전의 일본이나 미국이 처했던 상황과 유사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들 한다. 불과 수년전에 불거졌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되돌아보고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진단해 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씨앗은 그 이전의 버블 즉, 세계적인 IT버블인 1999~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먼저 촉발된 불행의 시작은 나스닥 시장이 그간의 버블을 뒤로하고 5046포인트에서 1년도 안돼 1638포인트로 폭락한 일이었다. 거의 80%에 가까운 폭락이었다. 이러한 IT버블의 붕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였고, 미국경제는 침체기에 들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게 된다.

이에 FRB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의장인 엘린 그린스펀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여 2000년 5월부터 2003년 6월까지 12차례에 걸쳐 6%였던 금리를 1%로 낮추었다. 게다가 2001년에 발생한 911테러로 1%대로 완전히 묶여버린 금리는 전세계의 금리인하 경쟁과 함께 초 저금리 시대를 열었다. (당시 한국도 6%인 콜금리를 3.25%까지 인하시키며 시중에 막대한 자금을 유통시켰다. 당시의 물가상승률이 3.3%였으므로 실질금리는 제로금리였던 셈이다.) 이러한 풍부한 시중자금은 제조업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자산시장인 증권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미국의 모기지(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돈을 갚으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론은 신용도에 따라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Prime모기지론’ 중간단계인 ‘Alt-A모기지론’,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Sub-Prime모기지론’으로 나뉘는데, ‘Sub-Prime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은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등급으로 연체기록이 있다거나 이자감당능력이 부족한 개인 등에게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글로벌 유동성으로 주택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 모기지 업체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주택가격의 103%수준까지 대출을 해주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기관이 아메리칸 홈 인베스트먼트와 뉴 센츄리 파이낸셜이었다.

무차별적인 신용확장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부동산시장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서브프라임론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갔다. 서브프라임 대출의 90%이상은 변동금리 대출이었다. 당시 금리가 1%였으므로, 이자는 약 4%였으나, 매년 집값은 5%~10%까지 뛰었으므로 대출이자의 상환은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었다.

예상보다 빠른 대출잔액 증가로 인해 자금부족을 겪고 있던 모기지업체와 저금리의 영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목이 말라있던 생명보험회사 등 투자전문회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들은 기 판매된 모기지 대출상품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파생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파생상품이 주택저당증권(MBS), CDO, CBO, CDS 등이다.

부실을 쪼개고 Globalization을 이용하다.

저금리가 장기적인 추세였던 시장상황 속에서 고금리 상품인 모기지 파생상품은 전세계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

이로 인해 누가,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왜 소유하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규모의 파생상품에 대한 손실위험이 분산되면서 세계각국으로 퍼져갔지만, 그 누구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정부와 FRB는 새로운 경제혁명이라며 이들 모기지파생상품을 옹호하였고, 무디스, S&P, 피치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도 이들 모기지 파생상품에 높은 신용등급(AAA)을 부여하여 위험이 전세계로 확장되는데 일조하였다.

시기 놓친 미국의 금리인상

집 없는 설움에 살았던 서민들이 갑자기 늘어난 자산의 힘으로 흥분하여 다시 추가대출을 받게 되고 그 대출금으로 소비를 늘려갔다. 부의 자산효과를 이용하여 소비를 증대시킨 것이다. 한마디로 무차별적인 신용확장이었다. 죽은 사람의 이름으로 대출을 하고 신용을 사고 파는 일까지 실제로 벌어졌다. 5년간 이러한 과소비풍토가 지속된 결과 거품은 커질 때로 커져 꺼지기 직전까지 오게 된다. 제조업기반이 취약한 미국에서 소비가 활성화되자 수입이 급증하였다. 이러한 과소비의 최대수혜자는 물론 중국이었고 그 뒤로는 아시아국가들이었다. 중국에서 수입한 물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장기간 물가 상승 압력이 적었던 것도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방치한 배경에 해당한다.

주택 모기지 대출의 급증으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97년이래 주택가격 평균상승률이 무려 97%까지 상승했다. 결국 경기과열로 인한 자산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미연방은행은 주택경기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2004년 6월 이후 기준금리를 17개월 연속 인상하게 된다.

2005년까지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집값상승추세를 이어가다 2006년 들어서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시중금리상승의 영향으로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급증하게 되어 2006년 말 연체율이 14%대로 상승하게 된다..

서브프라임, 결국 곪아터지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점점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실체를 드러내게 만들었다. 서브프라임의 바벨탑이 결국 무너져 내린 것이다. 2007년 4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업체 2위인 뉴센츄리 파이낸셜이 파산하면서 부실이 현실로 들어나고 말았다.

뉴센츄리 파이낸셜의 파산을 시작으로 그 해, 8월 알트-A 등급의 모기지대출업체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가 파산하였다. 그로부터 불과 1주일 후, 2007년 8월9일(현지시간), 프랑스 수신기준(수신 : 은행이 가지고 있는 신용, 또는 그에 준하는 현금)최대 은행인 BNP파리바 은행이 16억유로(약 22억 달러) 규모의 ABS(자산유동화 증권)펀드에 대해 환매중단 선언을 했다. 한마디로 ‘펀드런(FUND Run)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 발표로 인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던 세계 금융시장이 순식간에 패닉(공황)상태로 돌아섰다. 이 전의 서브프라임 관련 현상이 미국에 국한된 것이라는 믿음을 완전히 깬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후, HSBC, AIG,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세계 금융가를 주름잡던 회사들까지도 파생상품의 부실로 인해 파산위기나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현재진행형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불리는 이 일련의 금융위기는 무엇 때문에 발생하였을까?

첫째는 실질소득증가에 의한 것이 아닌 부채로 부동산등 자산시장의 거품을 한껏 키웠기 때문이다.

둘째, 월가의 천재들은 엄청난 보너스를 챙기기 위해 금융과학의 발달로 잉태된 헤지상품인 금융파생상품을 지나치게 돈벌이 수단으로 만 이용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규제철폐 및 완화를 철학으로 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던 부시 정부는 금융감독을 소홀히 하여 자본주의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공범역할을 하였다.

넷째, 잘 알지도 못하는 무수히 많은 파생금융상품들이 전세계에 거래되고 있어 한나라의 금융사태는 세계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원래는 일개의 대출상품이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한지 1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아직 경제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한다.

만약에 “이번 사태가 부실 위험을 알면서도 손쉬운 돈벌이를 택한 금융회사들의 ‘모럴 헤저드’를 치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금융시장 건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본 월가 전문가의 말이 말로만 끝난다면, 이러한 인간의 탐욕과 극단적인 집단이기주의 그리고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낸 대형금융테러사건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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