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걱정에 마늘 꺼리는 일본에서 마늘 섭취 증가…피부과 및 치과 진료 받는 일본인도 늘어

만두 체인점 ‘교자노오쇼(餃子の王将)’가 지난 3월 19일부터 마늘 함유량을 2배 이상 늘린 만두 메뉴 판매를 시작했다. (이미지: 교자노오쇼 홈페이지)
만두 체인점 ‘교자노오쇼(餃子の王将)’가 지난 3월 19일부터 마늘 함유량을 2배 이상 늘린 만두 메뉴 판매를 시작했다. (이미지: 교자노오쇼 홈페이지)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어질 마스크생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로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를 찬스로 삼아 대목을 맞고 있는 곳들도 있다.

일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이 되면서 립스틱 및 구취 케어 상품들의 매출은 급락 중이다. 드럭스토어의 판매액을 집계하는 조사회사 ‘인테이지’에 따르면 립스틱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8% 감소했다. 마스크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사적인 자리에서는 물론 직장에서도 입술 화장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성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東京)의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20대 후반 여성 A씨는 “사무실 안에서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데다, 마스크에 립스틱이 묻는 것이 싫어서 입술보호제 이외엔 바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츄잉껌과 캔디 등 구취 케어에 도움을 주는 기호 식품들의 매출도 각각 19%, 10%씩 떨어졌다.

반면 생각지도 못한 품목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바로 ‘마늘’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매출이 33% 뛰었다. 트위터에서는 “최근엔 마스크를 쓰니까 마늘을 마음껏 먹고 있다”거나 “페페론치노를 좋아하는데 마스크 생활 덕분에 자주 먹을 수 있어 좋다”는 의견들이 눈에 띈다.

도쿄 주오쿠(中央区)에 위치한 마늘 요리 전문점 ‘갈릭x갈릭 키친(Garlic x Garlic Kitchen)’은 마스크생활로 인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유명 맛집 평가 사이트 ‘타베로그’의 방문 후기 가운데는 “마스크생활을 하는 지금이야말로 다음날 입냄새 걱정 없이 마늘을 먹을 수 있어 자주 찾는다”, “재택근무를 하니 문제 없다”는 등의 글을 확인할 수 있다.

‘교자노오쇼’가 마스크 착용 습관화로 인한 마늘 수요의 증가를 노리고 새롭게 출시한 메뉴.   (이미지: 교자노오쇼 홈페이지)
‘교자노오쇼’가 마스크 착용 습관화로 인한 마늘 수요의 증가를 노리고 새롭게 출시한 메뉴.   (이미지: 교자노오쇼 홈페이지)

만두 체인점 ‘교자노오쇼(餃子の王将)’에서는 지난 3월 19일부터 마늘 함유량을 2배 이상 늘린 만두 메뉴 판매를 시작했다. 업체는 “마스크 착용의 습관화로 인해 마늘에 대한 저항감이 줄어 마늘 요리 인기가 높아진 현대의 수요에 맞췄다”며 신메뉴를 홍보하고 있다. 매장을 방문해 해당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은 물론 배달 수요도 늘었다. 트위터에서는 “배달 주문해 집에서 먹고 바로 자면 되니까 편하다”는 반응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마늘을 섭취한 직후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마늘 요리를 즐겨 먹는다는 40대 회사원 B씨는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이면 전날 저녁에는 절대 마늘이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코로나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점심 메뉴로도 마늘이 들어간 요리를 주문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한편 마스크 생활을 틈타 피부과와 치과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도 늘었다. 피부과 진료의 경우 레이저로 기미와 주근깨 등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는 환자들의 방문이 특히 증가했다. ‘긴자요시에클리닉’의 요시에 히로세(廣瀬嘉恵) 원장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0% 정도 레이저 시술이 늘었다. 다운타임(시술 직후 시술 부위가 검붉게 변하는 등의 현상)을 마스크로 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이유로 치아를 교정하는 사람들도 20% 늘어났다. 마스크가 습관화된 일상 속에서 장기간 착용해야 하는 교정 기구를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