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단독 후보 선정에 '모피아' 논란 재차 거론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지난 23일 은행연합회는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3차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14대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 앞서 17일 2차회의에서 김태영 현 회장과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기업 산업 SC제일 한국씨티 경남은행 등 10개 은행장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지 2차 회의에서 7인의 잠정 후보를 지명한 바 있다. 

김 내정자 외에 역시 관료 출신인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민간 출신으로는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후보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은행연합회장은 각 금융협회장 중 최고 수준인 7억의 연봉을 받을 뿐 아니라 금융업계 최대의 수장이라는 의미를 갖는 자리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12명 중에서 8명은 관료, 4명이 민간 출신이다.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 은행업의 특성상 정·관계 네트워크가 강한 관료 출신이 은행들의 이익을 보다 잘 대변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특히 올해 옵티머스 환매중단 등 사모펀드 사태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은행들의 입장을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에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 선택됐다는 것. 은행협회 역시 "김 후보자는 오랜 경륜과 은행업에 대한 통찰력을 지닌 전문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내정자는 오는 27일 은행 19곳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정사원 기관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은 후 공식 취임하게 된다. NH농협금융측은 곧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며, 직무대행은 금융지주 부사장인 김인태 경영기획부문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57년생인 김 내정자는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쳤고,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기획재정부(구 재정경제부)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내는 등 전형적인 관료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1년 6월 김 내정자는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부정한 청탁과 함께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처분 후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된 경력이 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등의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내정으로 2014년 박병원 전 은행연합회장 이후 6년 만에 다시 모피아(구 재무부 영문 약칭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상반기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옵티머스 사태가 아직 ‘진행중’이라는 것도 은행연합회장 취임에 있어 부담 요소로 꼽힌다. 

김 내정자를 둘러싼 모피아 논란과 관련해 NH농협금융측은 "김 회장에게 민간 부문 경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며, 차기 회장 결정은 어디까지나 은행연합회의 권한이므로 NH에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였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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