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20' 참가에 앞서 각오를 다짐하는 '데프트' 김혁규 (사진 = DRX 유튜브 화면캡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20' 참가에 앞서 각오를 다짐하는 '데프트' 김혁규 (사진 = DRX 유튜브 화면캡처)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20(이하 롤드컵)’ 8강전에서 ‘담원 게이밍’에게 0대3으로 패한 뒤 진행된 인터뷰는 ‘DRX’의 주장 ‘데프트’ 김혁규의 눈물을 결국 쏟게 만들었다.

‘무호흡 딜링’ 이라 불리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원거리 딜러 김혁규는 허리디스크 초기 진단을 받은 이후, LCK 서머 시즌 중반부터 밴픽 상황에서도 의자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해 보여 팬들의 걱정을 샀다. 

결국 기량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 9월 5일 맞이한 ‘DRX’와 ‘담원’의 LCK 서머 결승전에서 김혁규의 ‘바텀’지역이 흔들리며 0대3으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김동준 해설위원 등 수많은 관계자들의 예상대로였다.  

'담원'은 LCK 팀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된 팀이며 정규시즌 16승 2패로 1위를 기록해 세트 득실 +29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또한 평균 경기 시간 28분으로 LCK팀 중에 유일하게 20분대 기록과 함께 1데스 당 2.2킬을 만들어내면서 킬 당 데스(K/D)도 2.2을 달성했다.  

비록 LCK에서는 패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LCK 2번시드로 롤드컵 출전 자격이 있는 김혁규에게는 모든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선수들의 목표인 롤드컵이 오는 9월 30일 개최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있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고 겨루는 롤드컵 무대는 메이저 ‘4대 리그’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유럽 ‘LOL 유로피언 챔피언십(LEC)’, 중국 ‘LOL 프로 리그(LPL)’ 한국 LCK)] 와 터키 일본 등 마이너리그의 상위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DRX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 Deft와 롤드컵”에서 김혁규는 “매일 누워 있을 때. 자기 전과 일어날 때 롤드컵에서 우승하는 상상을 많이 한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서 “요즘에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감성적으로 바뀌어 롤드컵 상상만 해도 되게 벅차고 눈물이 많이 난다. 프로 시작할 때부터 항상 롤드컵 우승은 최종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제 군대 때문에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 지난 롤드컵 때와는 다르게 (이번 롤드컵이) 조금 더 소중한 기회인 거 같다”고 이번 롤드컵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다.
 
LCK 리그 프로게이머 평균 나이는 20.5세. 롤드컵 참가 선수 평균 연령은 21세다. 김혁규는 만 24세로 프로 8년차, 프로게이머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혁규는 전성기 시절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거리 딜러로 평가받았지만 유독 롤드컵과는 연이 없었다. 2014년 ‘삼성 갤럭시 블루 소속’으로 롤드컵에 첫 출전해 4강에 진출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EDG)’ 소속으로 8강에 올랐다. 우승 적기로 평가받았던 2018년 ‘KT 롤스터’ 시절에는 당해 롤드컵 우승팀인 중국의 ‘인빅투스 게이밍(IG)’을 만나 8강에서 아쉽게 분패했다.

이처럼 실력에 비해 롤드컵 우승과는 연이 없었던 김혁규는 롤드컵 조별시리즈까지는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갔다. 하지만 곧 아쉬운 귀항을 해야 했다. 롤드컵 8강에서 재회 한 ‘담원’과의 경기에서 또 다시 0:3으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한 것. 김혁규는 간절했던 만큼 경기력이 나오질 않았다. 오히려 평가가 낮았던 ‘도란’ 최현준, ‘표식’ 홍창현은 기대와 달리 롤드컵 시즌 내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김혁규는 허리디스크 부상 탓인지 좀처럼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DRX’의 맏형이자 주장인 김혁규는 ‘담원’과의 경기 종료 후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김혁규는 “이번 롤드컵은 나에게 많이 실망한 대회였다”라면서 “후배들이 정말 잘 따라와줬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지 못한 것은 모두 나의 책임이다”라고 총평한 뒤 눈물을 흘렸다. 

프로게이머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승부욕이지만 김혁규는 남다르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밤을 새워 연습을 하는 등 게임에 대한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혁규가 올해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을 겪은 것도 이로 인한 영향 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의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빠른 시일에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금 롤드컵 정상에 깃발을 꽂으러 향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은 비단 기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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