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규제 대상일 뿐 부당 내부거래 없다" 해명

애경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지 1년을 넘긴 후에도 일감 몰아주기로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애경을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당시 애경의 자산규모는 5조6300억 원으로 64개 기업 중 60위였다. 대기업 대열에 편입한 셈이지만 동시에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 것. 

따라서 애경은 대기업 승격과 함께 일감 몰아주기 해소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하지만 지정 후 1년 반이 되어가는 현재까지, 애경의 내부거래 시스템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는 20% 이상일 경우),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 원 또는 국내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집계에서 애경의 내부거래 비중은 39.0%에 이른다. 전년도 58위에 비해 순위는 두 계단 내려갔으며, 계열사 수도 40개에서 38개로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자산은 5조2000억원에서 4300억원(약 8%)이 늘어났다. 

특히 장영신 애경 회장이 일가 뿐 아니라 그룹 내에서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올케 김보겸 회장 일가까지 챙겨주고 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보겸 회장은 장영신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 전 서울대학교 교수의 부인이다. 

아울러 10월 현재 애경 내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른 계열사는 11개사로 그 중 일부가 친족이 경영하는 업체다.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은 지난달 프로포폴 상습투약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장 회장의 아들이다. 장지영 인셋 대표와 장대영 에이알오 대표는 김보경 회장의 자녀들이다.   

세제, 백화점, 소프트웨어 업체인 에이케이아이에스의 경우 장영신 회장 일가 지분이 100%다. 장회장(5.63%),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50.33%),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20.66%), 삼남 채승석 전 애경개발대표(10.15%),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13.23%) 등으로 구성됐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2017년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425억 원 중 398억 원으로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91.5%에 이른다. 2018년에도 매출 512억 원 중 계열사를 통해 271억 원을 거두면서 내부거래 비중 53%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도 70%로 오히려 증가했다. 

에이텍은 포장용기를 만드는 계열사로, 장영신(0.11%) 회장을 비롯해 장남 채형석(28.66%) 총괄부회장, 차남 채동석(17.91%) 부회장, 삼남 채승석(3.32%) 사장 등 장 회장 일가가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텍은 매출 591억 원 중 내부거래를 통해 266억 원을 거두며 내부거래 비중 약 45%를 기록했다. 

에이텍(45%), 채형석 부회장(40%), 장 회장 사위 안용찬 전 부회장(10%) 등이 지분을 각각 보유한 에이피앤티 역시 매출 중 80~90%가 내부거래에서 나온 것이다. 

김보겸 회장 일가 소유의 우영운수와 비컨로지스틱스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육상운송지원 서비스를 주사업으로 하는 우영운수는 장우영 대표(34%), 장대영(30%), 장지영(30%), 김보겸 회장(6%) 등 일가가 100%를 갖고 있으며 내부거래 비중은 매년 90% 가량이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인 장우영 대표(35%), 장대영 대표(32.5%), 장지영 대표(32.5%)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비컨로지스텍스 역시 매해 매출의 거의 100%를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거두고 있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공시대상기업이라는 의미는 어디까지나 내부거래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의미"라며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항은 전혀 없으며 내부거래 비중도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다"라고 해명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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