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측 "상장폐지 효력정지는 법원 판단" 말 아껴 

코스닥 기업 감마누가 사상 초유의 상장폐지 번복 상황에 놓이면서 향후 투자자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감마누 주주 96명이 한국거래소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폐지 결정으로 인한 정리매매 등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 달라며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주주 모임 측은 "이르면 내주 중 법률 검토를 마치고 이달 안에 내용증명과 소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감마누 소액주주연대 양장민 대표는 18일 “전날까지 감마누 소액주주 253명이 모여 법무법인 선임을 고심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소액주주연대측은 “전체 주주가 아닌 소송에 의지가 있는 주주들만 모였기 때문에 거래소에 청구할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100억~2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감마누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324명이다.

감마누가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확정을 맞은 것은 지난 2018년의 일이다. 9월 28일부터 5거래일간 정리매매가 진행으며, 주가는 6170원에서 408원까지 떨어졌다. 정리매매란 상폐 결정 후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부여하는 제도로 이 기간 동안은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리매매가 진행되는 사이 감마노의 시가총액은 1500억원에서 90억원으로 94%가 감소했다. 시총 감소분 가운데 대주주 물량을 뺀 소액주주들의 몫은 2018년 말 기준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대략 7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감마누가 제기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이 회사의 정리매매가 기간을 이틀 남기고 중도 보류된 데서 불거졌다. 이어 감마누가 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18일부터 이 회사는 정상적인 주식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

따라서 정리매매 중 이미 주식을 매도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본 셈이다. 논란은 매매거래 재개 시 감마누의 기준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계속됐다. 사상 처음으로 정리매매가 중도 보류된 후 거래 재개가 결정된 탓에, 정리매매 전후 가격 중 어느 쪽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가 모호해진 것.

거래소측은 이날 감마누의 정리매매 전 가격인 6170원을 평가가격으로 두고 이에 대한 최저 호가 및 최고 호가 가격의 범위내에서 기준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감마누는 거래 재개 당일인 18일 오전 8시 30분부터 30분간 3085원∼1만2350원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단일가격에 의한 매매 방식으로 결정된 최초 가격을 기준가로 삼게 됐다. 

소액주주연대는 법무법인 굿플랜, 정행 등과 한국거래소 대상 소송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굿플랜이 전날 제시한 의견서에 따르면 소송의 쟁점은 한국거래소의 ‘추가 개선기간 부여’에 관한 재량권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있다. 

즉 상장폐지 과정에서 한국거래소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감마누가 상장폐지에 이르렀고, 해당 결정이 무효로 확인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편 거래가 재개된 18일 감마누 주가는 최고 29%까지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감마누 사태가 증권집단소송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5년부터 시행된 집단소송제는 거래과정에서 기업의 부정행위로 손해를 입은 일부 소액주주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다른 주주들도 같은 보상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집단소송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당수 주주가 소송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단순 피해구제 형식으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추가 피해자가 더 나타날지도 현재로서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번복은 어디까지나 법원의 판단인만큼 거래소가 개입하거나 별도의 언급을 할 상황은 아닌 듯 하다"고 밝혔다. 이는 거래소의 재량권 일탈 남용이라는 주주측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소송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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