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화물기사들과 직접 고용관계 아냐" 답변 회피

OB맥주 로고/사진=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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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맥주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화물차 기사 노조가 지난 5월 파업 시 회사측이 합의안을 위반했다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박영길 화물연대 OB맥주지회 ​지회장은 “지난 파업 당시 물동량을 공정하게 분배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를 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접으며 "이후 과정은 OB맥주 노조가 추진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OB맥주 노조가 사측과 기약 없는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규직인 OB맥주 노조는 합의가 늦어져도 급여를 받을 수 있으나 화물차나 지게차 기사들은 물동량이 곧 월급이므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대전지부 OB맥주지회는 5월 열흘간의 파업을 진행했다. 사측과 노조가 합의한 내용은 물동량 공정 분배와 운송료 조건부 인상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합의 이후에도 과적 운행을 조장해왔으며 출하량 배분 약속도 지키고 있지 않다고 화물연대는 주장한다. 

OB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물류를 대한통운 등 외부에 위탁하고 있으며, 화물기사들과는 직접 고용계약을 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프레스맨'은 CJ대한통운 관계자와도 통화를 시도했으나 "외주업체는 우리 말고도 여러 곳이 있으며 이번 청주 공장 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화물연대측은 본사가 과적 운행의 책임을 피해 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OB맥주가 단가 조정을 통해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부추겨 왔다는 것. 근본적인 문제는대형 운송업체에 외주를 주고, 그 밑 운송사에서 물량을 받아 화물차 기사들이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다단계 하청 구조에 있다고 화물연대는 지적했다. ​
 
OB맥주의 화물이동 단계는 대형 화물차로 움직이는 1차 물류와 소형 화물차로 움직이는 2차 물류로 나뉜다. 1차 물류는 공장에서 직매장으로, 2차 물류는 직매장에서 각 대리점으로 이동하는데, 노조에 따르면 주로 과적이 이뤄지는 건 2차 물류 과정에서다. 박스 단위로 운반 단가를 매기다 보니 정량보다 많이 실어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과적 문제는 화물차 운송업계 전체의 고질적 관행이지만 이는 좀처럼 시정되지 않고 있다. 과적을 단속하기 위한 장비와 시스템은 국토교통부에 있지만 단속 관할 부서는 경찰로 분리된 상태여서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기 어려운 탓이다. 이 때문에 올해 1월부터 화물 안전운임제가 시행됐지만신고센터를 통해 처벌을 받은 운수업체는 아직 한 곳도 없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측은 “안전운임제는 단순히 운임 인상의 문제가 아닌 다단계로 인한 중간착취 근절을 포함한 화물 운송산업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이기도 하다. 안전운임제를 통해 그동안 공급 사슬의 정점에서 책임을 회피해 온 대기업 화주와 물류 자회사들에 직접적인 책임을 부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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