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 덕에 2Q '코로나 보릿고개' 겨우 넘었다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가전으로 버텨냈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8338억원, 영업이익 495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24.1%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는 상회하는 수준이다. 증권가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 바 있다.

상반기 누적으로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9.8% 감소한 27조5616억원을 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1조5858억원으로, 4년 연속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등 악재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업 부문별로는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매출 5조1551억원, 영업이익 6280억원을 거뒀다. 국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줄었으나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원가 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지속해 2분기와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역대 최대인 12.2%, 13.1% 달성했다. 더욱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7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 실적에 기여했다.  

TV 사업을 영위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매출 2조2567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유통매장의 휴업,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의 연기 등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집행과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나아졌다. 

MC(스마트폰)사업본부는 매출 1조3087억원, 영업손실 2065억원을 냈다. 매출은 우리나라와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서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며 전분기 대비 31.1% 늘었지만, 영업손실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나 전분기에 비해 축소됐다. 

VS(자동차부품)사업본부는 매출 9122억원, 영업손실 2025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 완성차 업체의 공장가동 중단, 신규 프로젝트의 양산 지연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결과다. 

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도 실적 하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71억원, 9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쪼그라들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이 확산되며 노트북, 모니터 등 IT제품의 판매는 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이동제한 등으로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태양광 모듈의 판매는 차질을 빚었다.

LG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과 미중 무역분쟁의 재개 우려 등으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변화를 모색하고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면 전년 동기 수준의 성과 달성은 가능하리라 본다"고 했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불확실한 사업 환경 속에서도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 H&A사업본부는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해 매출을 늘리고 원가구조 개선과 자원투입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TV시장 역시 3분기에는 글로벌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와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가운데 온라인 판매 확대, 효율적인 자원 운영 등으로 매출 기회를 확보하며 수익성을 회복시킬 계획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수요가 일부 회복되더라도 판매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본부는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의 해외 출시를 늘리고 보급형 신모델의 판매를 확대해 매출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손익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주요 완성차 업체가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자동차 부품 수요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만큼 완성차 업체의 생산 재개와 신규 프로젝트의 양산 등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BS사업본부는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 대해 적극 대응하고 프리미엄 디지털 사이니지의 매출 확대, 태양광 모듈의 제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해 매출을 키울 계획이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