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안중근·김구기념관 등 보안 안 맡길것" 

에스원 CI
에스원 CI

미쓰비시와의 지배구조 논란을 빚은 에스원이 국가기념관 보안업무에서 퇴출됐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에스원과의 안중근기념관·백범김구기념관 계약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두곳과의 계약 만료는 오는 10월로, 국민 정서를 고려해 전범기업과 얽힌 업체와의 거래를 배제한다는 것. 특히 항일운동의 상징인 안중근 의사와 김구 선생을 기리는 곳의 보안 업무를 에스원에 맡기기 어렵다는 게 보훈처의 판단이다.

보훈처는 국가관리기념관 5곳을 직접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 중 안중근의사기념관, 백범김구기념관,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등 세 곳의 보안업무를 에스원이 담당하고 있었다. 그 외 두 기념관들은 ADT캡스와 KT텔레캅에서 각각 맡는다. 

오는 9월 에스원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의 경우 계약 종결을 원칙으로 하되 당분간 에스원에게 보안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은 소재지인 울릉군에서 보안서비스가 가능한 업체가 에스원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다른 보안업체에서 울릉군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변경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일제 강점기 시설 독립운동가와 항일단체를 기리는 기념관 보안 업무에서 에스원을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부산 중구는 지난해 2월 백산기념관과 광복기념관의 보안 업무를 맡아온 에스원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과 싸우다 순절한 선열을 모신 충렬사도 보안 업무를 에스원에서 다른 업체로 변경했다. 대구, 포항, 안동 등 지자체에서도 에스원과의 보안업체 계약에 대한 중도해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에스원은 삼성그룹이 1980년 일본경비보장(현 세콤)과 합작, 한국경비보장을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문제가 된 것은 에스원의 지분구조로, 사실상 일본 미쓰비시가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25.65%를 가지고 있는 일본 세콤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들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20.57% 점유율에 그친다. 또 세콤의 최대주주는 일본 매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14.41%)으로, 이 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 UFJ신탁은행이다. 

즉 미쓰비시 자본이 일본 매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에 이어 세콤과 에스원을 지배하는 형태인 것. 더구나 에스원은 실적과 무관하게 매해 주당 2500원을 배당하면서 일본 세콤에 매해 2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겨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술제공료로 보안시스템서비스 일부인 0.65%를 일본 세콤에 제공하고 있으며 등기임원 8명 중 모리야 키요시 공동대표 등 4명이 일본인이다. 

미쓰비시는 일본제국주의 시절 군함과 제로센 전투기 등 일본의 군수물자를 생산하면서 사세를 확장시킨 기업이다. 당시 일제 한국인 10만명 이상을 강제 징용해 노동을 착취했음에도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계약 해지와 관련해 에스원 관계자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보훈처의 결정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의는 없다"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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