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변수 남아…두산그룹 "알려진 바 없다" 말 아껴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수순을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IB업계와 재계 등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달 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할 예정이다. 그룹 입장에서는 핵심 계열사를 내놓는 것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자체의 실적과 전망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의 주요 자산 매각은 이달 들어 급물살을 타면서 1조원 규모 재무개선 작업이 차질없이 순항하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앞으로의 구조조정 향방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단계로 인식된다. 다만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지난 20년간 글로벌 발전·장비기업으로 성장했던 중공업그룹의 정체성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4월 채권단에 자산 및 주요 계열사 매각을 통한 3조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약속한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이 계획에 따라 두산솔루스·두산타워 등이 매각되고, 1조원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2조원 가량이 남은 상태다. 현재 매물로 남은 계열사는 두산모트롤·두산건설·두산메카텍 등인데 그 중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주요 지점인 만큼 정상화의 주요 단계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뺀 매각 시나리오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두산그룹은 회사를 투자 및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하는 양식으로 밥켓을 분리 매각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두산밥켓은 그룹내 건설기계 부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연 매출은 8조1858억원이었는데, 여기서 밥캣을 빼면 3조원대로 크게 내려앉는다. 

여기에 중국법인과 관련한 소송 등 추가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거래 자체가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의 건설 경기 활황 속에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로 부상하며 성장했다.  또오랜 기간 그룹의 수익원으로서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담당해 온 핵심 계열사라 할 수 있다. 

결국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두산그룹은 중장비 사업의 큰 축을 잃게 되는 셈이다. 또한 그룹의 장기 수익구조과 외형 규모도 크게 축소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와 같은 사안들을 감안할  때 두산인프라코어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매각에 상당 기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정적인 매출 확보로 중요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서두르기보다 장기전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이와 같은 일련의 전망에 대해 두산그룹측에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회사 내에서 공식적으로 정해진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으로서는 매각 방식이나 향방에 대해 무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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