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NPO법인 포세(POSSE)의 이력서 성별란 폐지 서명운동 화면(이미지: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 홈페이지)
일본NPO법인 포세(POSSE)의 이력서 성별란 폐지 서명운동 화면(이미지: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 홈페이지)

일본에서 성소수자와 지원단체를 중심으로 취업 지원시 제출하는 이력서에 성별 기입란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청년노동 지원단체인 NPO법인 포세(POSSE)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를 통해 ‘이력서에서 성별란을 없애자’는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단체는 지난달 30일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1만 418명의 서명과 함께 이력서 성별란 폐지 방안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단체는 서명운동 게시글에서 법률상의 성별과 성적 자의식이 일치하지 않는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가 이력서의 성별란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커밍아웃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고, 이력서의 성별과 실제 외모가 달라 면접에서 탈락하거나 최종 합격이 취소되는 등 트렌스젠더의 90%가 취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일본 각지에서 공무원 시험이나 고교 입시 등에 성별란을 폐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한 후, 외국의 경우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성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이력서에 성별을 표기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가도 있는 데 반해, 일본에서 주로 쓰이는 JIS규격(일본산업규격) 이력서에는 성별란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JIS규격을 관할하는 경제산업성 등 정부 부처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날 서명을 제출한 후 기자회견을 가진 곤노 하루키(今野晴貴) 대표는 “이력서에 성별란이 있으면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을 강제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퍼트리는 결과를 초래해 필연적으로 직장내 괴롭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트렌스젠더 사토 유스케(佐藤悠祐) 씨는 “성별란을 기입하지 않고 이력서를 냈더니 면접에서 강제로 작성하라고 했고, 외모와 성별이 다른 것에 대해 꼬치꼬치 질문을 받아서 괴로웠다. 빨리 성별란을 폐지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1985년에 제정되어 이듬해부터 시행된 남녀고용기회균등법에 따라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 성별을 이유로 지원자를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성소수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경영방침과 관련해 최근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특정한 대책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 중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의 대응도 절실한 상황이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