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활용, 지원규모 늘려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항공운송 생산실적이 지난해보다 35.9%나 줄었다.(그래픽=김승종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항공운송 생산실적이 지난해보다 35.9%나 줄었다.(그래픽=김승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항공업을 살리기 위해 미국은 250억달러(30조4000억원), 독일은 90억유로(약 12조원)을 투자키로 했지만 우리나라는 지원 규모가 3조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도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매입기구(SPV) 등을 적극 활용해 지원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요국의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여객항공사 임금지원프로그램(PSP)을 통해 여객 항공사에 250억 달러(약 30조4000억원)를 지원해 항공업계 일자리 사수에 나섰다. 

지원금의 70%는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며 나머지 30%는 대출로 지원한다. 대출금의 최대 10%는 주식 형태로 상환의무를 부여했으나 정부 취득주식은 의결권 행사가 금지됐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아메리칸과 델타 등 주요 6개사 기준으로 213억달러(약 25조6000억원)를 지원했다. 이는 항공사 자산 대비 10% 수준이다. 미국은 여객항공사 지원을 위해 별도의 대출 프로그램(250억 달러 규모)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5월25일 기간산업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루프트한자에 90억유로(약 12조원)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는 루프트한자 자산 규모(427억 유로)의 21%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기간산업 지원을 위한 경제안정화기금(WSF)과 산업은행 특별프로그램(KfW)을 통해 루프트한자에 87억유로(약 11조7000억원)를 지원하고, 추가로 루프트한자 지분 20%를 3억유로(약 4000억원)에 매입했다. 

주요 항공사 자산대비 지원 비율 비교. 국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 등 지원 실적이 있는 7개사 기준.(자료=각국 정부, 각사 공시자료)
주요 항공사 자산대비 지원 비율 비교. 국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 등 지원 실적이 있는 7개사 기준.(자료=각국 정부, 각사 공시자료)

프랑스의 경우에는 지난 9일 항공우주산업에 150억유로(약 20조원)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에어프랑스에만 70억유로(약 9.5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이밖에 싱가포르 항공은 130억유로(약 16조원)을 지원했으며,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정부는 알리탈리아, TAP 항공 국유화를 위해 각각 30억유로(약 4조원), 12억유로(약 1조60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항공사 자산대비 지원 비율이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우리 정부는 대한항공(1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1조7000억원) 등 대형 항공사((FSC)에 2조9000억원,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티웨이 등 저비용항공사(LCC)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과거 9·11 테러(2001년), 사스(2002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 수요위축 위기마다 빠른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빠른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고 했다. 

실제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올해 글로벌 항공여객 수요를 전년대비 최대 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 순손실이 843억달러(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쳤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5월 국제선 여객실적이 전년동월비 98.2% 감소했고, 전체 여객 실적은 80.3% 줄어드는 등 시장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주요국은 항공산업이 중요 기간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기간산업안정기금과 SPV 등을 적극 활용해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세제 개편과 시장에 의한 산업 재편을 지원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우리 항공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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