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작성…신동빈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룹 이끌겠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그룹 창업자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후계자로 신동빈 회장을 지목한 자필 유언장이 나왔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일본 롯데 지주사)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된 데 이어 유언장까지 나오면서 지난 2015년 7월 이후 5년여간 끌어왔던 '형제의 난'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4월 말 롯데홀딩스 이사인 동생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24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최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이 일본 동경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이 유언장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동경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 타계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연됐던 사무실 및 유품 정리를 최근에 시행하던 중 (유언장을) 발견했다"며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고 밝혔다. 

유언장에는 "사후에 우리나라와 일본, 그 외 지역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고 적혔다. "이후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유지(遺旨)도 담겼다. 

또 이날 오전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제출한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의 이사 해임' 등 주주 제안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대신 7월1일부로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사장 및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기존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대표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직은 유지한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를 직접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의 회장으로, 실질적으로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역할을 이어 받아 수행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이같은 사실을 한일 양국 롯데그룹 임원들에게 전달하고 "창업주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룹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신동주 회장의 경영권 흔들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총 직후 공개한 '주식회사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의 결과 및 향후 방침에 관한 안내말씀'을 통해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일본 회사법 854조에 의거해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진행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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