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해외수요 위축 불가피…정책적 지원 시급"

매출 상위 기업 국내외 매출 비중.(자료=한경연)
매출 상위 기업 국내외 매출 비중.(자료=한경연)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전세계 시장에서 차량 총 21만7510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9.3% 감소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판매가 49.6%나 급감한 탓이다. 국내 판매는 신차 효과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현대차는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64.2%나 된다. 게다가 해외 매출은 대부분 북미(53.0%)와 유럽(27.6%)에 집중돼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현대차와 같이 해외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과 유럽 등 우리 주요 소비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현지 확진자 발생 등으로 해외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많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의 매출 절반 이상(2019년 기준 53.6%)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국내 1위 삼성전자는 해외매출 비중이 85.2%나 된다. LG전자(64.0%)와 기아자동차(69.2%)도 60%를 훌쩍 넘는 등 국내 10대 기업의 해외매출 비중은 61.3%에 달한다.

한경연 측은 "최근 5년 간 국내 주요기업의 국내 매출은 제자리였던 반면 해외 매출이 증가해 전체 매출액 성장을 견인해 왔다"며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수요 위축에 대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경연이 2019년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7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총 매출액은 2014년 1108조7000억원에서 2019년 1178조1000억원으로 69조4000억원 늘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69조7000억원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해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지역별 해외 매출 비중은 아시아가 42.3%로 가장 높았고, 미주(30.7%), 유럽(18.8%)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해 연평균 94.7을 기록했던 수출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올해 1분기 평균 84.7로 떨어졌다. 4·5월 평균도 69.9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BSI는 현재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파악하기 위한 수치로, 기준점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월별 수출액도 지난 4월부터 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4월은 369억2000만달러로 24.3%, 5월은 348억6000만달러로 23.7% 떨어졌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급감한 미주·유럽 지역의 해외매출 비중은 총 49.5%로, 주요 소비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국내 기업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경연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연간 매출액 감소를 넘어 생산·유통 관련 현지 네트워크 등 우리 기업의 수출기반의 훼손이 우려된다"고 했다. 

추 실장은 이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을 효과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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