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839명 대상 설문 조사
시기는 '내년 상반기'…백신은 '내후년 이후' 전망
'실패 시 비용 보전 無'·'개발 비용 부족' 걸림돌 

국내 제약업계 재직자 4명 중 1명은 우리나라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치료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지난 2~7일 6일간 국내 제약업계 재직자 8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5%로 표본오차는 ±3.4%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혹은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25.3%였다. '아니다'는 60.3%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14.4%를 차지했다.

제약업계 재직자 중 연구개발(R&D) 직군은 "그렇다"는 응답 비율이 제약업계 전체 평균보다 10%p 이상 높았다. 36.7%가 '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혹은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셀트리온(74.3%) 재직자였다. 이어 부광약품(55.6%), 동화약품(50.0%), 일양약품(37.5%), 대웅제약(36.7%)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모두 최근 임상 2-3상 시험에 진입했거나 동물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회사들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재직자 평가는 편차가 다소 크게 났다.

정부가 '올해 치료제 출시, 내년 하반기 백신 확보'를 목표로 신약 개발에 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제약업계 재직자들은 '치료제 개발 시점은 내년 상반기, 백신 개발 시점은 내후년 이후'로 보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신약 개발 여부를 묻는 블라인드 설문조사 결과.(자료=블라인드)
국내 제약업계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신약 개발' 여부를 묻는 블라인드 설문조사 결과.(자료=블라인드)

제약업계 재직자 31.1%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예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으로 봤다. '내후년 이후'로 전망하는 재직자는 28.4%였다. 

백신 개발 예상 시점은 '내후년 이후(33.1%)'가 가장 많았고, '내년 상반기(27.0%)', '내년 하반기(24.2%)'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개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해외에서 치료제를 개발할 것 같아서·개발 비용 손실 시 보전 대책이 없음'(48%)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다음으로 많았던 응답은 '개발 비용 혹은 인프라 부족(28.5%)', '임상시험 등 관련 절차 및 규제가 엄격함(14.9%)', '신약을 개발해도 공급 물량 보장이 안 됨(2.7%)' 등이었다.

한편, 제약사 중심의 코로나19 신약 개발 성과 발표에 대한 비판적 입장 견지가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재직자는 "많은 제약사들이 기존에 출시한 약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임상 1-2상을 건너뛰고 3상에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개발 성과를 부풀려 주가를 뻥튀기 하려는 목적인데, 막상 시험 결과를 받아보면 약효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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