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확실한 사업성 없는 방만 경영 탓" 지목도 

용기일까? 무모함일까? 종합 보안솔루션업체 삼성에스원이 야심차게 도전했던 몽골 시장에서 철수키로 하면서 업계의 평가가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름 과감한 투자를 한 만큼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지나치게 무모했고, 방만한 경영이 문제"라고 한다. 

5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에스원은 지난 2016년 이후 줄곧 실적 악화를 거듭한 몽골 법인을 최근 청산키로 결정했다. 청산에 대한 이사회 결의는 올해 초 이미 이뤄진 상태다. 

초창기 몽골법인은 2011년 설립된 중국법인과 함께 에스원의 해외시장 공략 시발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중국법인이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몽골법인은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보안 서비스의 현지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는 어쩌면 예견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보안 업계 한 관계자는 "에스원이 미개척 시장에 뛰어든 용기는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지나치게 무모한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스원의 여타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에 먼저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인구부터가 320만명 남짓에 불과한 몽골에서는 보안 시스템 관련 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통상 해외 시장에 인프라가 충분치 못한 경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선택하는 대안은 조인트 벤처(JV)다. 이는 현지 기업들의 노하우나 네트워크를 흡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전략에 해당한다. 그러나 에스원 몽골법인은 자사가 100%의 지분을 가지는 형태로 신규 출자가 이뤄져 업계를 의아하게 했다. 

그렇다고 성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몽골 올란바토르 신공항에 통합 보안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나름 성과였다. 이를 통해 2016년 몽골법인의 매출은 전년 6899억원보다 7배 이상 상승한 4억8532억원까지 급성장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청산 이전까지 반등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방만한 경영으로 수익성은 악화돼 갔다. 결국 에스원은 공공기관 발주에 법인의 사활을 걸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미개척 지역에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려는 시도 자체는 의미있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당장의 먹거리를 생각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무분별한 확장이 결국 자승자박이 됐다"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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