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선언 해제된 도쿄, 조금씩 활기 되찾아…경로 미확인 확진자 비율 높아 불안은 여전

긴급사태가 해제된 후 처음 맞는 월요일의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긴급사태가 해제된 후 처음 맞는 월요일의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사진=최지희기자)

지난달 25일, 48일만에 긴급사태가 해제된 일본의 수도 도쿄. 긴급사태가 해제되고 맞은 첫 월요일의 도쿄 풍경을 살펴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도쿄의 긴급사태 해제를 발표하면서 “사회 경제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우리의 일과 삶을 꾸려갈 수 없다”며 이른 종료 방침에 대한 정당성을 어필했다.

6월의 첫날, 가장 눈에 띈 변화는 3개월만에 재개된 학교 수업이었다. 도키와마츠학원중고등학교, 야쿠모학원중고등학교가 위치한 메구로(目黒)구 도리츠다이가쿠(都立大学) 전철역 인근에서 교복에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의 모습을 실로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수업을 재개한 도내 각 초중고교들은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나눠 분산 등교를 실시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전철을 타고 도쿄에서도 유동 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시부야(渋谷) 역으로 향했다. 긴급사태 해제 전에는 한 칸 씩 자리를 띄어 앉던 좌석도 빈 곳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용객이 늘어 있었다. 긴급사태 기간 중에도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비율은 여전히 높아 아침・저녁 시간의 전철은 사람들로 붐벼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롭던 점심 시간대 객실에도 오전반 수업을 끝낸 듯한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수의 시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부역과 연결된 대형 식품 매장인 ‘도큐 푸드쇼 시부야’의 6월 1일 모습
시부역과 연결된 대형 식품 매장인 ‘도큐 푸드쇼 시부야’의 6월 1일 모습 (사진=최지희기자)

시부야역은 마스크를 낀 시민들로 눈에 띄게 붐볐다. 역과 연결된 대형 식품 매장인 ‘도큐 푸드쇼 시부야’는 퇴근길 저녁 메뉴를 고르는 사람들로 활기를 띄었다. 코로나19 확산 전만큼의 인파는 아니었지만 조금씩 일상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 모습이었다.

도쿄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스미다(隅田)구의 ‘도쿄 스카이트리’도 3개월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개관 전부터 재개를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은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소독 스프레이를 손에 뿌린 후 입장했다. 당분간은 전망대에 입장 가능한 인원수를 제한해 평상시의 20~30% 정도로 유지한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전망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이들의 표정에선 설렘이 묻어났다.

한편 1일 도쿄도는 단계별 휴업 요청 조치 가운데 두번째 단계인 ‘영화관 및 극장, 학원, 헬스장 등의 시설에 대한 휴업 요청’을 해제했다. 음식점의 영업은 여전히 오후 10시까지로 한정하고 있다. 남은 것은 파칭코와 가라오케 등 집단 감염에 취약하면서도 시급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시설들의 운영 재개다.

하지만 도쿄도에 따르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의 비율은 52.9%에 달하는 등 감염 재확산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최근 도쿄도의 하루 확진자는 26일 10명, 27일 11명, 28일 15명, 29일 22명으로 긴급사태 선언 해제 이후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두번째 파도’가 언제 덮칠지 모르는 불안은 여전하지만, 긴급사태 해제와 함께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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