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vs "오너 사익 편취"

신영증권 CI/사진=홈페이지
신영증권 CI.

신영증권이 부진한 실적에도 고배당 행진을 이어가면서 구설에 올랐다. 오너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고배당 정책이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2019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1주당 보통주 2500원, 우선주 255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5.93%, 우선주는 5.92%로 총 배당금액만 217억원에 이른다. 

신영증권은 업계에서도 높은 배당률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난 10년간 신영증권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4.89%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치 1.44%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신영증권은 247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8년에도 역대 최고 수준인 255억원의 배당이 있었다. 올해도 배당 금액 자체는 이보다 적으나 실적에 비하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신영증권의 실적 정정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연결기준)은 전년 780억원보다 74% 줄어든 20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84%나 급락해 161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도 영업이익 114억원, 당기순이익 232억원 수준이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올해 배당금 규모가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보다 큰 셈이다. 별도기준으로도 수익 대부분이 배당금으로 나가게 됐다. 33~35% 수준을 보였던 배당성향 역시 106.68%로 치솟았다. 

배당금 대부분이 오너 일가에게 돌아가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원국희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다 보니 매년 고액의 배당금이 이들에게 흘러가는 것이다. 

최대주주인 원국희 회장은 보통주 16.23%, 우선주 2.70%를 보유하고 있다. 원 회장과 원종석 부회장(대표이사) 등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 지분도 보통주 25.77%, 우선주 10.70%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신영증권은 배당에서 제외되는 자사주 비중이 높다 보니 배당금이 커지면 원 회장 등 특수관계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더욱 커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전체 발행 주식 1644만주 가운데 자사주는 790만주로 48%를 차지한다. 배당금액이 높은 우선주 중 자사주 비율은 전체 705만3763주 가운데 480만7951주로 68.16%이다. 

원 회장은 이번 배당을 통해 보통주로 38억385만원, 우선주로 4억8569만원, 총 42억8954만원 이상의 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배당 규모는 보통주 총 61억378만원, 우선주 19억6547만원 등 총 80억6925만원이다. 이는 전체 배당금의 37% 정도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일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