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6개월만에 재개된 '삼성생명 즉시연금' 공판에 쏠린 눈
6개월만에 재개된 '삼성생명 즉시연금' 공판에 쏠린 눈
쟁점은 '가입설계서 이해' 여부
판결 따라 수천억 지급할 수도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05.28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생명 CI/사진=뉴시스
삼성생명 CI.

그동안 몇 차례 연기됐던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공판이 6개월만에 재개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즉시연금이란 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일시에 납입하면 그 다음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삼성생명은 법원 판결에 따라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5부는 지난 27일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반환 청고 소송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11일 열린 5차 공판 이후 약 6개월만이다.

해당 건은 담당 판사의 인사 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3차례나 기일이 밀리면서 상황이 장기화됐다. 이날 재판의 주요 쟁점은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가입설계서가 제공되고 이해됐는지' 여부였다. 

법원 판결에 따라 삼성생명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이나 KDB생명 등 다른 보험사 관계자들도 재판을 방청하는 등 업계가 큰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사건의 발단은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강 모씨 등 56명이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과 함께 삼성생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이다.

즉시연금 중에는 만기가 됐을 때 만기보험금을 지급하는 만기형과 그렇지 않은 종신형이 있다.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제기된 상품은 상속만기형 즉시연금에 해당한다. 가입자는 1억원 이상의 보험료 전액을 일시에 납입하고 이후 적립금에 공시이율을 적용, 일정 기간에 매달 연금을 지급받게 돼 있다. 만기가 되면 처음 납입한 보험료 원금은 상환된다. 

이전 공판에서의 쟁점은 만기보험금 지급재원 공제에 관한 부분이었다. 삼성생명 측은 가입자들 해당 재원을 떼고 연금을 지급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이에 "'매월 연금 지급시 만기보험금 지급재원을 공제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면 지급재원 공제 없이 연금을 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이란 초기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공제액을 만기 때 메워서 주기 위해 매월 연금에서 떼어두는 돈이다. 즉,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가입자에게 돈을 덜 지급했다고 본 것이다. 가입자 측에서도 삼성생명의 보험 약관에는 공제 관련 내용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삼성생명 측은 가입자들이 가입설계서에 나와있는 유형별 금액을 보며 상품에 대해 설명받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상품과의 비교도 이뤄졌을 것인데 원고가 보험상품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내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통상 보험 계약 체결은 설계서 없이는 불가능하다. 설계서에는 상품 종류와 만기에 따라 지급액이 비교돼 나오기 때문에 상품을 이해하지 못한 채 구매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삼성생명의 설명이다. 

또 원고의 70%는 방카슈랑스를 통해 가입했는데, 보험업법 상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구매할 때는 최소 3개의 상품에 대해서 듣고 비교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점도 논거로 제시됐다. 

원고 측 대리인은 이에 "피고 측이 제시한 서류가 원고가 직접 받아든 서류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대리인은 "가입설계서에는 여전히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이 공제된다는 내용은 없고, 숫자를 봤다고 해도 보험 문외한인 가입자들이 숫자만 보고 이를 알 수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삼성생명 측이 제시한 가입설계서가 모든 가입자에게 서명을 받은 것인지 확인을 요청했다. 삼성생명 측은 "시기별로 양식이 달라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이날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보험설계사와 해당 상품에 가입했던 가입자는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다음 변론기일은 7월 24일로 잡혔고, 원고와 피고 양측은 증인을 불러 심문을 진행하는데 동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가입자는 5만5000여명, 피해금액은 약 53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소송이 아직은 진행 중이라 지금으로서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프레스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