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에 과징금 44억…박현주 GISO는 고발 안해
미래에셋 "보다 엄격한 준법경영 문화 정착에 노력"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미래에셋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는 27일 미래에셋에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44억원을 부과했다. 다만 박현주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SO)에 대한 고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GISO의 고발조치는 특수관계인으로서 법 위반이 중대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박현주 GISO가 사업 초기에 영업 방향이나 수익 상황, 장점 등을 언급한 바는 있지만, 직접 사용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태광의 김치 판매처럼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해 뜬금없는 행동을 한 게 아니라 거래처만 단순히 변경했으므로 법 위반 정도가 적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은 골프장과 호텔을 계속 이용해왔고, 계열사 역시 관련 사업을 시작한 뒤 해당 사업장을 이용하기만 했으므로 '통행세'를 받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합리적인 고려나 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하며 박 GISO 등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컨설팅 중 박 GISO 48.63%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91.86%에 이른다.

해당 사건 당시 미래에셋컨설팅은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과 포시즌스호텔을 운영했다. 계열사들이 지난 2015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한 금액은 430억원에 이른다.

이 중 블루마운틴CC의 몫은 297억원이다. 블루마운틴CC를 미래에셋컨설팅이 임차 운영한 2015년 1월1일부터 2017년 7월31일까지 골프장 이용 일반 거래 112억원, 골프장 이용 행사·연수 거래 79억원, 광고 거래 69억원, 명절 선물 거래 37억원 등이다.

포시즌스호텔의 경우 2015년 10월1일 개장 이래 2017년 12월31일까지 호일반 거래 57억원, 호텔 이용 행사·연수 거래 61억원, 명절 선물 거래 13억원, 피트니스 회원권 거래 2억원 등 총 133억원이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고객 접대 등 일반 거래 시 무조건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할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보험에 블루마운틴CC 바우처를 배정했다. 계열사들은 그린피 비용 일부에 할인 혜택을 받았고, 나머지 그린 피·카트비·캐디 피를 지불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에 블루마운틴CC 바우처와 함께 포시즌스호텔 숙박권·식음권·스파숍 이용권 선불카드를 할당하기도 했다. 계열사들은 행사·연수 시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 이용을 원칙으로 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블루마운틴CC 수익 증대를 위해 골프장 진입로·직원 유니폼·홈페이지 배너·사우나 및 로커 등지에 광고를 추가하기도 했다. 이는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운용·미래에셋생명에 분배됐다.

또 지난 2013년 추석부터 임직원·고객용 선물을 그룹 통합 구매로 변경하는가 하면, 한우·수산물 등 고가 제품 일부를 블루마운틴CC가 공급하도록 했다. 2016년 추석부터는 포시즌스호텔도 공급처에 추가됐다.

이와 같은 일들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주도 하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해당 사건 발생 당시 그룹 관리, 계열사 감사, 성과 평가, 그룹 구매 태스크포스(TF) 등을 맡았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수익 증대를 위한 의사 결정이 미래에셋캐피탈의 개입 하에 이뤄진 셈이다.

정 국장은 "두 곳의 내부 거래 금액 430억원은 해당 기간 전체 매출액 1819억원 중 28.7%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라고 했다. 공정위는 이에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운용·미래에셋생명·멀티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펀드서비스·미래에셋캐피탈·부동산114·미래에셋금융서비스·브랜드무브·미래비아이 등 행위 주체 11개사와 미래에셋컨설팅(행위 객체), 박 GISO에게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43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법령상 제약으로 인해 소유주인 펀드가 운영을 못하고 비금융계열사인 컨설팅이 불가피하게 운영을 하게 됐다"며 "특히 매출 연동이 아닌 고정임대료 방식으로 임대료를 책정한 결과 318억원 적자를 본 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에서 지적한 프로세스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히 검토한 후 보다 엄격한 준법경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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