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용 병맥주 판매 급감···가정용 발포주·제3맥주 호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한 이자카야 골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가 일본 맥주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중순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등 주요 맥주회사들이 발표한 일본 국내 맥주류(일반 맥주, 발포주, 제3맥주)의 판매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했던 지난 4월 한달 동안의 전체 맥주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1%나 급감했다. 종류별로 보면 맥주가 52% 하락해 전년 동월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였다. 반면, 발포주는 1%, 제3맥주는 7% 각각 증가했다. 

아사히그룹홀딩스의 간판 맥주인 ‘슈퍼 드라이’의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52% 급감해 한달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기린홀딩스의 ‘이치방 시보리’ 판매량도 50% 감소하는 등, 전체 맥주 판매량이 49%나 줄어들며 1994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산토리홀딩스의 대표 브랜드인 ‘프리미엄 몰츠’는 맥주 판매량 집계 사상 최대인 62% 감소했고, 삿포로맥주의 '쿠로라벨'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며 44%나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일본 맥주시장의 이같은 맥주 판매량 감소세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월 7일 도쿄도 등 7개 광역단체에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한데 이어 같은달 16일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음식점도 임시휴업 및 영업단축에 돌입함에 따라 업소용 병맥주의 소비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사히그룹홀딩스는 업소용 병맥주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차지해온 만큼 타격이 가장 컸다.   

한편 일반 맥주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발포주와 제3맥주 시장은 호조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 근무 증가와 외출 자제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용 캔맥주류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반맥주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사재기 소동 당시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3맥주 가운데 독보적인 증가세를 보인 제품은 기린홀딩스의 ‘혼키린’이었다. 발매 이후 꾸준한 인기를 지켜온 ‘혼키린’은 39%의 판매량 증가를 기록하며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발포주와 제3맥주 가운데 기존 제품보다 당질을 낮춘 ‘저당질’을 강조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인기를 모은 것도 특징이다. 산토리홀딩스의 제3맥주 '킨무기 당질 75% 오프'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담당자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서 운동 부족을 신경쓰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대표적인 저당질 맥주류인 아사히그룹홀딩스의 발포주 ‘스타일 프리’가 10%, 기린홀딩스의 발포주 ‘탄레이 그린라벨’이 8%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일본의 맥주시장 판도 변화는 일본의 주요 맥주회사들에게 업소용 병맥주 중심에서 가정용 캔맥주 및 발포주와 제3맥주로의 향후 판로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